“가격 올릴 수밖에 없다”…인건비 더 오를 기세에 자영업자 부글
올해 최저임금은 9620원으로 2017년 이후 48.7%(3150원) 올랐다.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1만1544원으로 이미 1만원대를 넘겼다.
최근 한국무역협회가 수출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CEO 절반 이상(52.1%)은 최저임금 상승으로 경영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CEO 75.5%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동결 또는 인하돼야 한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축소(41.2%)하거나 자동화로 기존 인력을 대체(28.8%)하는 등 고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실제 최남석 전북대 교수가 쓴 논문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결정될 경우 최대 6만9000개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최근 5년간 연 평균 신규 일자리(31만4000개)의 22%에 달하는 몫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자영업자 상황도 비슷하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설문조사 결과 자영업자 63.4%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줄었다고 답변했다. 인건비 등 경영 비용이 늘어난 영향이 직접적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고물가로 생산 비용이 급등해 많은 중소기업이 한계 상황에 처해 있다”며 “기업 생존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최저임금을 현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벌인 설문조사에서는 자영업자 23.6%가 판매가격 인상을 고려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자영업자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응답 역시 72.2%에 달했다.
이지만 연세대 교수는 “최저임금을 과도하게 올리면 일자리가 있는 근로자는 혜택을 보지만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은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며 “인상 폭이 근로자 일자리가 유지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난다면 최저임금제 취지와 상반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교수는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근로자위원 대표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결정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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