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에 ‘위험천만’ 지하차도 30곳…대비는?
[KBS 창원] [앵커]
24명의 사상자를 낸 이번 청주 오송 지하차도 사고, 3년 전 부산에서도 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3명이 숨졌는데요.
경남의 지하차도는 제대로 관리되고 있을까요?
김효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성인 무릎 높이만큼 물이 찬 지하차도에서 소방대원들이 차량을 밀어냅니다.
당시 시간당 50㎜의 집중호우가 쏟아졌지만, 설치된 배수펌프 3대 가운데 1대만 작동해 차량이 고립된 겁니다.
창원 토월천과 200여m 떨어져 있어 비가 오면 범람 우려가 있는 한 지하차도를 찾아갔습니다.
2004년 만들어진 지하차도는 침수를 막기 위해 시간당 물 420톤을 빼내는 배수펌프가 설치돼 있습니다.
배수펌프를 가동한 뒤에도 CCTV를 통해 30cm가량 물이 차오르는 모습이 확인되면 통행을 즉시 차단합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침수 우려가 낮아 자동 차단 시설은 아직 없습니다.
[김진호/창원시 성산구 안전건설과 공동구팀 : "(자동차단시설 대신에) 6대의 표시판 차량을 이용해서 전면 통제합니다. 토월과 성주 지하차도는 올 연말, 12월 중에 (자동차단시설) 준공 예정입니다."]
하천이나 강이 주변에 있어 과거 침수됐거나 침수 위험이 있는 경남의 지하차도는 모두 30곳.
밀양과 양산이 10곳으로 가장 많고, 창원 5곳, 거제 4곳, 고성 1곳 등입니다.
3년 전, 부산 초량 지하차도 침수 사고 뒤, 3곳을 제외한 지하차도 27곳에 배수 펌프가 설치됐습니다.
하지만 지하에 설치된 수배전시설이 문제입니다.
수배전시설이 침수되면 배수 펌프도 작동을 멈추는 탓입니다.
배수 펌프를 가동하더라도 승용차 타이어의 30%가 잠기거나, 지하차도가 15cm가량 잠기면 자치단체는 지하차도 출입을 통제합니다.
이때 출입통제를 위해 현장을 살피는 역할은 CCTV가 합니다.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침수 우려 지하차도 가운데 CCTV가 설치된 곳은 19곳, 3곳 가운데 1곳은 실시간 감시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밀양시 관계자/음성변조 : "(침수 수준을) 저희가 육안으로 확인을 합니다. 비가 많이 온다고 하면 저희 근무자들하고 부서 직원들하고 (호우)주의보부터 현장에 나와서 예찰을 하고요."]
방재 전문가는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수배전시설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상황에 맞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정창삼/KBS 재난방송 방재 전문위원 : "차단하면 우회도가 어떻게 되고 그런 것들이 (미리) 짜져 있지 않고서는, (지하차도에) 물이 들어가는데도 대안이 없으니까 계속 통과시키는 수밖에 없는 거예요."]
경상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하차도에 침수 우려가 있다면, 피해를 막기 위해 자치단체나 119로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기자:최현진/그래픽:김신아
김효경 기자 (tellm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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