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길 문제없는데?"… 펜션 주인, 호우경보에도 환불 거절 논란

폭우로 예약한 펜션에 갈 수 없게 돼 환불을 요구했지만 업주는 '천재지변'이 아니라며 이를 거절한 사연이 알려져 누리꾼의 공분을 샀다. 사진은 지난 16일 충남 공주시 수변공원이 집중호우로 인해 물에 잠긴 모습. /사진=뉴스1

폭우로 예약한 펜션에 갈 수 없게 돼 환불을 요구했지만 업주는 '천재지변'이 아니라며 이를 거절한 사연이 알려져 논란이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충남 펜션 호우 재난사태에 환불 불가라는 업주'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을 작성한 A씨는 "이런 경험이 있으신 분들의 조언을 얻고싶다"며 글을 시작했다.

A씨는 지인 5명과 지난 15일 충남 공주시 한 펜션을 이용하기로 예약했다. 하지만 펜션 방문 전날인 지난 14일 호우로 기상상태가 좋지 못하자 A씨는 펜션 업주에게 전화해 기상악화로 인한 환불을 요청했다. 이에 업주는 "펜션 규정상 전일과 당일은 전액 환불 불가"라며 "당일날 천재지변으로 펜션을 오지 못하면 환불 관련 연락을 드리겠다"고 설명했다.

펜션 방문 당일인 지난 15일 오전 공주시에는 재난문자가 10개 이상 발송됐다. 옥룡동, 금성동 등 곳곳이 물에 잠겨 50대 주민 1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대피하는 상황이었다. 또 금강교에는 홍수경보가 발효돼 도로 곳곳이 통제되고 농지 침수, 시설 피해, 공산성·무령왕릉 등 세계문화유산까지 물에 잠기고 토사 유출 피해도 발생했다.

하지만 펜션 업주는 "펜션 오는 길은 막힌 곳이 없어 방문 가능하다"며 "천재지변이 아니라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환불이 안 되는 상황이 이해되지 않던 A씨는 "소비자보호원 기준으로 예약 당일 기후변화와 천재지변으로 환불은 100%라고 명시돼 있다"며 "법적으로 알아보겠다"고 대응했다.

이후 업주는 A씨에게 "펜션으로 진입하는 도로 모든 방향 정상 진입 가능하니 펜션 이용에 전혀 지장이 없음을 알린다"며 "자꾸 천재지변 말씀하시는데 정부에서 보내는 문자는 안전에 유의하라는 안전 문자"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A씨는 "소비자보호원과 공주시청에 민원을 넣을 생각"이라며 "소비자 피해 구제 분쟁 절차까지 진행해 보신 분이 있다면 조언 부탁드린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를 접한 누리꾼은 "공주시민인데 시내지역 침수로 많이 위험하고 다리도 다 통제됐다" "온다고 해도 말려야 할 날씨" "이게 천재지변이 아니면 뭐가 천재지변이냐" "재난문자오는데도 취소 안해주는 업주들 반성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A씨가 펜션 방문하기로 한 지난 15일 오전 공주시에는 재난문자가 10개 이상 발송됐다. 사진은 A씨가 펜션 업주에게 받은 문자 메시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홍라 기자 hongcess_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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