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열심히 살아온 시민들"…2030 피해자들 '눈물의 발인'
【 앵커멘트 】 지하차도 참사로 목숨을 잃은 14명의 피해자는 평범하지만 저마다 열심히 살아온 시민들이었습니다. 빈소에서 만난 유족들은 믿지 못할 상황에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고, 장례식장 곳곳에선 20~30대 피해자들을 보내는 눈물의 발인식도 열렸습니다. 윤길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버스에 올라탔다가 끝내 시신으로 발견된 70대 여성 백 모 씨의 빈소입니다.
신축 아파트에서 청소 일을 하던 백 씨는 사고 당시 함께 일하는 친구들과 일터로 가던 길이었습니다.
백 씨는 자식들에게 자신의 병원비를 걱정하게 하는 게 싫어서 고령임에도 일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숨진 백 모 씨 딸 - "친구분들끼리 그렇게 재밌다고 하시니까 그냥 '그래 엄마 그냥 해요'했는데 일이 이렇게 결국에 될 줄 않았으면 엄마를 계속 말렸을 텐데…."
오송 참사 뉴스를 본 백 씨의 딸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초조한 마음에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한 지 15분 만에 어머니가 침수된 지하차도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 인터뷰 : 숨진 백 모 씨 딸 - "마음에 준비가 안 돼 있는 상태에서 어머니는 그냥, 그 자리에서 갑자기, 어머니가 이렇게 가신 거죠. 황당하고 믿을 수 없고…."
수도권에 가족을 두고 청주로 일하러 간 50대 남성도 침수 사고로 소중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청주에서 근무가 많지 않았지만, 하필 사고가 난 날에 일을 한 것으로 알려져 주변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 인터뷰 : 숨진 50대 남성 조문객 - "(사고가 난 날인) 토요일에만 근무하셨대요, 토요일에만."
어제 새벽 숨진 채 발견된 50대 버스 운전기사는 사고 당시 폭우로 노선을 우회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숨진 버스기사가 소속된 운송회사 홈페이지엔 끝까지 승객들을 구하려고 애를 썼을 버스기사를 애도하는 글이줄을 이었습니다.
새신랑인 30대 초등학교 교사부터 작업치료사로 일하다 오랜만에 여행길에 나선 20대 사회초년생 등 젊은 나이에 숨진 이들의 발인식장은 눈물바다로 변했습니다.
▶ 스탠딩 : 윤길환 / 기자 - "침수된 지하차도에서 끝내 목숨을 잃은 14명의 피해자는 각자의 자리에서 그저 열심히 살아온 시민들이었습니다. MBN 뉴스 윤길환입니다."
영상취재 : 박준영·김진성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 사진출처 : 문화일보·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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