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하고 다른 일정 보는데 결산검사 수당 지급?
[KBS 제주] [앵커]
가정에선 매달 생활비를 얼마만큼 썼는지 가계부를 돌아보며 적절한 가계 지출을 점검하곤 하죠.
마찬가지로 제주도나 교육청 등의 예산은 매해 결산검사위원들이 점검하는데요.
그렇다면 결산검사 위원들은 결산검사에 온전히 매진하고 있을까요?
나종훈 기자가 들여다 봤습니다.
[리포트]
제주도와 행정시, 제주도교육청의 한 해 예산 사용 내용과 성과보고서 등을 검사하는 결산검사위원.
도의원 3명을 포함해 회계사와 교수, 전직 공무원 등 14명이 위촉돼 지난해 회계연도에 대한 결산검사를 지난 4월에 진행했습니다.
각 기관 현장방문 형식으로 자료를 받고 담당자에게 질의를 하며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주도가 지난해 예산을 과다 편성해 2천억 원을 집행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활동으로 결산검사위원들이 받은 하루 수당은 한 사람에 15만 원.
4월 모든 회의에 참석한 위원에게는 최대 375만 원이 지급됐습니다.
그렇다면 각 위원은 결산검사에 얼마만큼 집중했을까?
KBS는 정보공개 청구로 받은 자료를 토대로 공식 일정을 확인할 수 있는 도의원을 중심으로 출석현황을 살펴봤습니다.
전체 25일간의 회기 가운데 양영식 의원은 개근, 이남근 의원은 이틀 결석, 한동수 의원은 일주일 결석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일정을 자세히 보면 결산검사 회기의 절반은 도정질문이 열린 415회 임시회와 겹쳤습니다.
임시회 기간 외에도 의원별로 3~4일씩 각종 토론회와 특강, 지역구 체육대회와 자생단체 행사 등의 일정이 잇따라 확인됩니다.
온전히 결산검사에 집중할 수 있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더욱이 결산검사 회의가 열리지 않은 주말에도 관례적으로 회의 수당이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대해 의원들은 의정활동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결산검사를 위해 야근까지 하며 최선을 다했다고 말합니다.
[양영식/제주도의회 결산검사 대표위원 : "의정활동을 포기하고 결산검사에만 매진할 수 없지 않느냐. 그래서 없는 시간까지 쪼개면서 우리 도의원들은 나름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개인 일정이 자유로운 현재 결산검사 방식의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하승수/변호사/세금도둑잡아라 대표 : "꼬박해도 제대로 쉽지 않을 텐데 (예산) 규모가 워낙 크니까 그런 식으로 해버리면 검사가 부실 해지는 거니까요."]
본예산 기준 올해 제주도와 제주도교육청의 전체 예산은 8조 5천억 원 수준.
해마다 예산 규모가 늘어나는 상황에 효율적인 예산 집행을 위해 철저한 결산검사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나종훈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그래픽:서경환
나종훈 기자 (n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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