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재해 대응 ‘매뉴얼 없는’ 구청, ‘매뉴얼 어긴’ 시청

백승우 2023. 7. 18.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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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호강 범람 가능성을 먼저 파악한 금강홍수통제소.  

지자체에 “대피하든지 통제하든지 매뉴얼대로 해라”고 전달했는데요.

구청은 매뉴얼이 없었고 시청은 매뉴얼이 있는데 지키지 않았습니다. 

백승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올해 청주시에서 발간한 자연재해 유형별 표준행동요령입니다.

총 485페이지 분량의 내용에는 각 부서별 뿐만 아니라 청주시 소재 보건소, 도서관 등에 홍수 등 재해 발생 시 대응방안이 자세히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채널A 취재 결과, 해당 매뉴얼에는 청주시 소재 '구청 매뉴얼'은 없었습니다. 

심지어 구 책임자인 구청장의 행동요령 조차 담겨 있지 않습니다.

[흥덕구청 관계자]
"(시청) 담당 부서별로 해야 되는 다 단계별로 쭉 있어요, 있는데 구청은 없어요. 매뉴얼에 구청장님이 어떻게 해야 된다는 매뉴얼은 저는 본 적이 없고요."

구청 대응 매뉴얼이 없는 건 지하차도 참사가 난 흥덕구청을 비롯해 청주시 서원구, 상당구, 청원구 등 4개 구 모두가 자치 권한이 없는 행정구이기 때문입니다.

행정구는 자치구와 달리 예산이나 조직 자율성이 없기 때문에 재해 발생시 청주시의 지휘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천 범람 시 이 매뉴얼에 따르면 청주시청이 침수·범람지역에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통행 제한, 위험표시판 설치 등을 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참사에 매뉴얼 조차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공하성 /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청주시는 매뉴얼이 있기는 하지만 실제 오송 지하차도 (사고)가 발생된 흥덕구 내용은 빠져 있고 흥덕구에서는 매뉴얼조차도 없고 하다 보니까 우왕좌왕하는 상태로."

부실한 자연재해 매뉴얼 속에 있는 매뉴얼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서 서로 네 탓 공방만 벌이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 권재우
영상편집 : 이희정

백승우 기자 strip@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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