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름대교 폭발' 보복 나선 푸틴…곡물 수출 통로부터 때렸다

박가영 기자 2023. 7. 18.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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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18일(현지시간)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전날 발생한 크름대교 폭발 사건의 배후를 우크라이나의 테러 공격으로 규정하고 보복에 나선 것이다.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크름대교를 공격한 지 하루 만에 우크라이나 항구 도시 오데사와 미콜라이우를 목표로 '대규모 보복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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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배후로 우크라 지목…오데사항 등 공습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오데사 지역의 한 건물이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손상된 모습./로이터=뉴스1


러시아가 18일(현지시간)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전날 발생한 크름대교 폭발 사건의 배후를 우크라이나의 테러 공격으로 규정하고 보복에 나선 것이다.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크름대교를 공격한 지 하루 만에 우크라이나 항구 도시 오데사와 미콜라이우를 목표로 '대규모 보복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군 장비에 사용되는 약 7만톤(t)의 연료를 보관 중인 저장시설이 오데사와 미콜라이우 인근에서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공군도 이날 새벽 러시아군이 드론과 탄도미사일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를 공습했으며, 미사일 6개와 드론 31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미사일과 드론 대부분은 오데사와 미콜라이우 상공에서 파괴됐다. 도네츠크, 하르키우 등에서도 파괴됐다.

우크라이나군 남부 사령부는 격추된 미사일과 드론 잔해들이 낙하하면서 오데사항 인프라가 손상됐다면서도 자세한 피해 상황은 밝히지 않았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이번 공격은 "테러리스트 국가(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식량 수출에 의존하는 4억명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어 한다는 추가 증거"라고 비난했다.

오데사는 흑해 곡물 협정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해상 곡물 수출이 허용됐던 3개 항구 중 하나다. 흑해 곡물 협정은 세계 식량 위기 우려를 잠재우고자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체결됐는데, 러시아는 협정 기한 만료일인 전날 연장 의사가 없다고 발표했다. 스코프 대변인은 크름대교 폭발과 협정 종료 결정은 무관하다면서도 우크라이나가 '폭발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날 공습으로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도네츠크에서는 민간인 3명이 사망했고, 자포리자 남부에서는 여성 1명이 숨지고 최소 5명이 다쳤다.

전날 크름대교에서 폭발이 일어나 최소 2명이 숨졌고 통행이 중단됐다. 길이 약 19㎞의 크름대교는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다리로, 러시아가 2500억루블(약 3조5000억원)을 들여 건설했다. 2018년 5월 크름대교 개통식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트럭을 몰고 다리를 건넜을 정도로 공을 들여 '푸틴의 자존심', '푸틴의 다리'라고도 불렸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는 남부 전선에서 전투 중인 러시아군의 주요 보급로로 이용됐다.

푸틴 대통령은 사건 당일 당국자들과의 화상회의에서 크름대교 폭발 사고가 "우크라이나와 관련된 테러 행위"라고 지적하며 국방부 차원에서 대응책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크름대교는 지난해 10월 8일에도 화염에 휩싸인 바 있다. 트럭이 폭발한 뒤 철도 구간까지 불길이 퍼져 연료를 싣고 지나가던 화물열차에 옮겨붙었다. 이로 인해 다리 일부가 무너져내리고 3명이 사망했다. 당시에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간접적으로만 공격 사실을 시인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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