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달라 외침에 몸 움직여”…오송 지하차도 의인은 증평군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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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들려온 '살려달라'는 외침에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이 움직였어요. 제가 아닌 누구라도 그 상황이라면 다른 사람을 살리기 위해 손을 내밀었을 겁니다."
인근 강물이 지하차도 안으로 순식간에 범람해 15명이 숨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 현장에서 다른 이들을 구한 정영석 씨(45)는 1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담담하게 말했다.
난간을 끌어안고 버티던 정 씨는 다른 여성 2명이 떠내려가는 걸 보고 난간 쪽으로 잡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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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들려온 ‘살려달라’는 외침에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이 움직였어요. 제가 아닌 누구라도 그 상황이라면 다른 사람을 살리기 위해 손을 내밀었을 겁니다.”
인근 강물이 지하차도 안으로 순식간에 범람해 15명이 숨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참사 현장에서 다른 이들을 구한 정영석 씨(45)는 1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담담하게 말했다.
정 씨는 “모든 일이 단 3, 4분 사이에 일어나 지금도 실감이 안 난다”며 입을 뗐다. 거센 비를 볼 때만 해도 불안했는데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를 지날 때 갑자기 흙탕물이 밀려들며 물살에 휩쓸렸다.
순식간에 물이 차오르자 정 씨는 차량 창문 밖으로 탈출했다고 한다. 차에서 빠져나온 정 씨는 물이 턱끝까지 차오르는 상황에서 차량 지붕으로 기어 올라갔다. 이후 “살려 달라”는 비명소리를 듣고 떠내려가던 중년 여성을 잡아 끌어올렸다. 물이 더 차오르자 정 씨와 중년 여성은 헤엄쳐 대피를 시도했다.
힘이 다해 가라앉을 뻔한 상황에서 이번에는 화물차 기사 유병조 씨(44)가 정 씨를 난간 쪽으로 끌어 올렸다. 난간을 끌어안고 버티던 정 씨는 다른 여성 2명이 떠내려가는 걸 보고 난간 쪽으로 잡아 올렸다. 불과 3, 4분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후 난간을 잡고 버티다 구조될 수 있었다.
정 씨는 “나보다 현장에서 더 고생 하신 분들이 많다”며 “나도 도움을 받아 살아남았다. 죽음의 문턱에서 모두가 서로 토닥이며 챙겨줘 버틸 수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곳곳에 물집이 터지고 찢어진 정 씨의 양손은 그날 현장의 긴박함이 고스란히 묻어있었다.
정 씨의 휴대전화가 흙탕물에 빠져 아내에게 연락할 길이 없자 당시 난간에 함께 매달려 버티고 있던 시민이 그에게 휴대전화를 잠시 빌려줬다고 한다. 정 씨의 아내는 18일 갑상선암 수술을 앞두고 있었다.
정 씨는 터널 안에서 물이 턱밑까지 차오르는 장면이 계속 떠오르는 등 사고 이후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한다. 그는 “비슷한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며 “다들 더 많이 살아 나왔어야 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최원영기자 o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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