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타페를 싼타페라 못하겠네”…‘신구’ 비교해보니, 갤로퍼 ‘美친환생’ [왜몰랐을카]
싼타페를 파괴하라, 창조적으로
포니와 함께 ‘뉴트로’ 전성시대
현대자동차가 18일 공개한 디 올뉴 싼타페를 봤을 때 떠오른 말이다.
20년 전 단종됐던 ‘추억의 명차’ 갤로퍼가 예상대로 신형 싼타페로 부활해서다. 더 자세히 말하면 신형 싼타페에 ‘빙의’했다.
현대차가 빠르면 다음달부터 판매에 들어갈 신형 싼타페는 2018년 4세대 출시 이후 5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5세대 모델이다.
현대차는 2020년 선보인 1세대 싼타페의 디자인 콘셉트를 창조적으로 계승했다고 설명했다.
부연 설명하면 자연과 도시를 연결하는 1세대 싼타페의 ‘정신’을 이어받았다.
‘몸’은 1991년 출시된 뒤 2003년 단종된 갤로퍼에서 영감을 받았다. 외모에서는 기존 싼타페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1974년 포니를 선보인 이후 만들어 파는 데 급급했던 현대차가 이제는 헤리티지 강화에 나설 만큼 글로벌 리딩 브랜드가 됐다는 자신감과 자긍심도 녹아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를 준비한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우리의 유산을 정리하고 계승하려는 노력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덩달아 K5, K8, 셀토스, 쏘렌토 등을 통해 디자인 일관성을 확립한 기아와 달리 각개격파 식으로 전개돼 중구난방이라고 비난받았던 현대차의 디자인도 바뀌기 시작했다. 일관성과 정체성을 확립하기 시작했다.
덩달아 신형 그랜저·쏘나타·코나 등도 한눈에 ‘현대차’라는 것을 파악할 수 있는 디자인 정체성을 확보했다.
다음 차례는 갤로퍼로 예상됐다. 빙의 대상은 싼타페로 낙찰됐다. ‘국민 SUV’라는 성취감에 취했다가 ‘만년 넘버2’ 쏘렌토에 일격을 당했기 때문이다.
굴욕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개선이 아니라 파괴적 혁신과 창조가 필요했다. 2010년대부터 SUV가 대세가 되면서 이제는 평범한 디자인으로는 시선집중에 성공할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단종된 지 20년이 됐지만 추억의 명차답게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던 갤로퍼가 영감을 제공했다.
뉴트로를 통해 중장년층은 추억과 향수에 빠져든다. 젊은 층은 직접 겪어보지 못한 과거 감성에서 재미와 신선함을 맛본다.
뉴트로 디자인은 주로 패밀리카로 사용하는 ‘아빠차’ 싼타페를 20~30대와 50~70대에게도 호소력 높은 ‘올 라운드 플레이어’로 만들어 준다.
신형 싼타페 개발 과정에서 유출된 힌트를 바탕으로 그려진 ‘예상도’는 갤로퍼를 닮기 시작했다. 예상도가 좀 더 완벽해질수록 뉴트로 디자인은 추측이 아닌 현실이 되기 시작했다.
신형 싼타페는 18일 예상도보다 더 멋진 모습으로 나왔다. 갤로퍼의 부활은 기정사실화됐다.
단, 지난 20년 간 변한 디자인 트렌드에 걸맞게 ‘창조적 파괴’를 통해 갤로퍼를 환생시켰다. 지난 2년간 기아 쏘렌토에 빼앗긴 국민 SUV 타이틀과 아빠차 자리를 되찾기 위해서다.
싼타페가 4세대까지 추구한 도심형 SUV 스타일에서 벗어나 ‘각진 매력’을 발산해서다.
외관에서도 기존 4세대 싼타페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갤로퍼, 랜드로버 디펜더, 랜드로버 플래그십 SUV인 레인지로버가 어우러진 모습이다.
오프로더처럼 네모난 박시(Boxy) 디자인은 갤로퍼처럼 강렬하다. 긴 휠베이스와 넓은 테일게이트에서 비롯된 유니크한 실루엣은 디펜더와 레인지로버를 섞어둔 느낌이다.
‘H 라이트’는 헤드램프와 좌우 헤드램프를 수평으로 길게 연결하는 램프에 적용됐다. 그랜저·쏘나타·아반떼·코나와 정체성을 공유한다. 리어램프에도 H 라이트를 반영해 전면 디자인과 통일감을 줬다.
H 라이트는 H 모티브의 전면 범퍼 디자인, 디테일을 살린 그릴 패턴과 조화를 이룬다.
측면과 후면에서는 갤러퍼·디펜더의 남성미와 레인지로버의 품격을 모두 추구했다.
높은 보닛과 오프로더의 사다리꼴 형태보다 볼륨감을 강조한 다각형 휠 아치가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후면도 헤드램프와 통일감을 주는 H 라이트를 낮게 배치해 차체가 실제보다 더 높고 넓게 보인다.
후면부의 경우 전반적으로 단칼에 ‘깍둑썰기’한 것처럼 단면이 매끄럽다. 튀어나오고 들어가는 면 처리를 자제해 단정하면서 절제미가 흘러나온다.
머플러 팁은 전기차 영향을 받아 차체 밑으로 감추는 게 대세이지만 일부러 드러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단단해 보이지만 자칫 심심해보일 수 있는 후면부에 강렬한 악센트를 준 셈이다. 오프로더 감성도 느껴진다.
SUV답게 공간 활용성을 향상하고 각진 매력으로 외모와 통일성도 추구했다. 12.3인치의 디지털 클러스터와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구성된 디스플레이는 곡선 형태로 연결됐다.
수평과 수직 이미지를 강조한 레이아웃으로 단단하면서도 깔끔한 외모와 통일감을 추구했다. H형상의 디자인을 대시보드 전면, 송풍구 등에 반영해 외모와 조화를 추구하면서 개방감도 향상했다.
기존 모델의 전자식 변속 버튼(SBW) 대신 그랜저와 쏘나타처럼 기어 노브를 스티어링휠로 옮긴 전자식 변속 칼럼도 채택했다.
대형 테일게이트 공간은 넓은 실내 공간과 함께 테라스에 있는 기분을 선사한다. 2열과 3열 시트를 완전히 접을 경우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공간을 제공한다.
탑승자들에게 안락함을 제공하기 위해 도어트림 가니시 하단, 크래쉬 패드 가니시, 커브드 디스플레이 하단 등에 무드램프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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