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10분 전 첫 대피 재난문자…“우리 마을에 날 줄 몰랐어요”

신주현 2023. 7. 1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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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집중호우 때 경북에서 인명피해를 키운 건 산사태였습니다.

인명피해가 가장 컸던 예천에서는 산사태 10분 전에야 대피를 요청하는 재난문자를 보냈습니다.

신주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경북 예천 곳곳에서 잇따라 산사태가 나기 하루 전인 지난 14일.

경북 예천군은 14일 오후 12시 50분쯤 산사태주의보를, 다음날인 15일 새벽 12시 50분쯤에는 경보로 상향 발령했습니다.

주민들에게 긴급 재난 문자를 보낸 건 새벽 1시 47분이었습니다.

하지만 10여 분 뒤 산비탈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집을 덮치기 시작했습니다.

[황홍섭/경북 예천군 감천면 : "(평소) 물이 많이 안 내려와요. (산사태) 나도 물 좀 내려오는 정도겠지...우리(마을) 쪽은... 그래서 처음에 '쿠쿵~'해도 천둥인 줄 알았죠, 비가 오니까."]

주민들은 경북 예천군이 재난문자를 보내기 훨씬 이전부터 산사태 징후를 느꼈다고 말합니다.

[진봉식/경북 예천군 감천면 : "(최근) 비가 좀 왔다 그러면, 전과 다른 건 돌 굴러가는 소리가 요란하게 났어요."]

산림청이 산사태 예측 정보를 통보하면 자치단체장은 위험 예보를 발령하고, 주민 대피에 나서야 합니다.

하지만 경북 예천군은 산사태 주의보를 발령한 뒤 12시간이 지나도록 사전 대피는커녕 산사태 위기를 알리는 재난 문자도 발송하지 않았습니다.

이달 경북 북부에 내린 장맛비만 2백밀리미터 이상, 이미 흙이 물을 잔뜩 머금어 언제든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었지만, 기존 대응 체계는 무력했던 겁니다.,

[김민석/한국지질자원연구원 산사태연구센터장 : "(지속된 강우로) 지표가 포화가 됐고, 급격한 강우가 내려서 지반이 붕괴될 수 있는 조건을 넘어버린 거죠."]

대응이 늦었던 경북 예천군과는 달리 인근의 문경과 봉화, 영주 등에서는 14일 오후부터 산사태 주의보를 발령하고, 곧바로 94명을 사전 대피시켰습니다.

전문가들은 국지성 폭우의 예측이 점점 어려워지는만큼, 안전 취약 계층의 사전 대피를 강화하는 등 위기대응 체계를 손질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신주현입니다.

촬영기자:김석현/CG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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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현 기자 (shinjou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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