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보] “집에는 언제 돌아가려나”…매몰된 집 맴도는 이재민들
[앵커]
경북 예천에서는 이재민 수백여 명이 여전히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낮에는 집을 복구하고, 밤에는 대피소로 돌아오는 나날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박진영 기자가, 이재민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사흘재 대패소 생활중인 함명자 씨는 아침 일찍 집으로 향했습니다.
산사태가 집을 덥쳐 엉망이됐습니다.
도움의 손길을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진흙이라도 씻어내고 싶기 때문입니다.
[함명자/경북 예천군 진평리 : "청소도 해야 되고, 물이 많이 내려올까 봐 걱정도 되고, 여기 설거지 할 것도 많구요. 그래서 여기 지금 지키고 있습니다."]
85살 김종태 할아버지도 빗속에서 집정리에 여념이 없습니다.
혹시 건질만한 가재도구가 있을까, 하나하나 꺼내 빗물로 연신 닦아냅니다.
전기가 끊겨 집 안은 암흑같지만 아랑곳 않습니다.
이웃들이 할아버지 건강을 걱정해 대피소로 다시 돌아왔지만 잠시뿐 몸은 다시 집으로 향합니다.
[김종태/경북 예천군 벌방리 : "고품, 서적, 유려한 서적이 있고 그래서. 놔두니깐 마음이 안타깝고 그게 100년, 120년 가까이 된 서적을... 그래서 가져다 좀 챙겨놓고."]
힘든 순간에도 주변은 챙기는 할아버지, 하지만 복구의 시간은 아주 더디게 흐릅니다.
예천 지역에는 이렇게 아침부터 많은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주택 복구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는데 주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달려와 준 이들의 도움은, 그래서 고통의 크기만큼이나 큰 힘이 됩니다.
[전어탕자/경북 예천군 벌방리 : "좋지요. 이런 일이 어디있어요. 반갑고 좋지. (그동안 마음 고생 많으셨어요?) 네. 많지요."]
폐허가 된 집을 맴도는 이재민들, 애타는 마음을 모르는 비는 오늘도 하루종일 쏟아졌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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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jy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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