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 한달새 1만원 → 5만원… `물폭탄` 맞은 밥상물가

최상현 2023. 7. 18.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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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둔화세를 보여왔던 물가가 다시 급등세로 돌아설 조짐이다.

여기에 서민 생활에 직결되는 대중교통 요금까지 올랐거나 인상이 예고되면서 겨우 진정된 물가가 다시 고개를 쳐드는 모습이다.

곡물 뿐만 아니라 여름 과일도 대거 피해를 입은 만큼, 추석 물가에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18일 기준 시금치 4㎏ 도매가격은 5만4840원으로 한달 전(1만7170원)보다 219.4%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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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했던 물가… 다시 고개 들었다
극한 호우 영향에 적상추 208.7%·오이 85.1% 폭등
러시아 곡물협정 파기·교통비 인상 등 곳곳에 암초
집중호우로 인해 농산물 생산에 지장이 가며 시금치와 상추, 오이 등의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른 1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에서 시민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안 둔화세를 보여왔던 물가가 다시 급등세로 돌아설 조짐이다. 나라 안팎으로 '물가 재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극한 폭우로 전국의 농지가 초토화되고, 가축이 대거 폐사하면서 농축산물 가격이 심상치 않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흑해 곡물협정을 전격 파기하면서 국제 곡물 수급도 불안정해질 기미다. 여기에 서민 생활에 직결되는 대중교통 요금까지 올랐거나 인상이 예고되면서 겨우 진정된 물가가 다시 고개를 쳐드는 모습이다.

◇여의도 107개 면적 농지 '초토화'… 시금치값 3배 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8일 지난 10일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호우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3만1064헥타르(ha)에 이른다고 밝혔다. 여의도(290ha)의 107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전일(2만7094ha)보다 14.6% 늘어난 것으로, 피해 집계가 진행 중인 만큼 그 규모는 더 불어날 전망이다.

피해 농지는 전북(1만4569ha)과 충남(1만329ha)에 집중됐다. 충북(2571ha)과 경북(2160ha), 전남(1195ha)도 호우로 인해 침수·낙과·유실 등의 피해를 입었다. 농작물별로는 벼 피해가 2만2314ha로 가장 많았고, 콩(5260ha), 수박(403ha), 멜론(322ha), 사과(169ha) 순이었다. 복숭아 밭 26ha 면적도 과실이 떨어지는 피해를 입었다.

곡물 뿐만 아니라 여름 과일도 대거 피해를 입은 만큼, 추석 물가에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에는 여름 폭염과 폭우 등으로 배추 생산량이 감소한 상황에서 태풍 '힌남노'까지 상륙해 배추 도매가격이 폭등했다. 이에 일부 유통업체는 배추김치 판매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가축도 전국에서 69만 3000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닭이 64만 4000마리로 가장 많았고, 오리 4만 5000마리도 폐사했다. 3200마리의 돼지와 300마리의 소도 호우 피해를 입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18일 기준 시금치 4㎏ 도매가격은 5만4840원으로 한달 전(1만7170원)보다 219.4% 올랐다. 적상추 208.7%, 오이(다다기 계통) 85.1%, 얼갈이배추 133.6%, 애호박 57.2% 등 가격이 급등한 품목이 다수였다.

◇러시아, 흑해곡물협정 파기…국제 곡물 수급 '불안'

국내 생산 농축산물에 수급 비상이 걸린 상태에서, 국제 곡물 수급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7일 오전 9시 10분(그리니치 평균시)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밀 선물 가격은 부셸당 6.84달러로 3.4% 급등했다.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흑해 곡물협정을 종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에서 발생한 공격이 우크라이나의 소행이라고 발표한 지 몇 시간 만이다.

◇버스·지하철 요금도 오른다…2%대 물가 다시 깨지나

대중교통 요금도 잇달아 인상이 예고됐다. 서울시는 8월 12일부터 시내버스 기본요금을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서울 지하철 기본요금 역시 10월 7일부터 150원이 오른 1400원으로 조정된다.

65세 노인 무임승차 등으로 서울교통공사 적자가 지난해 1조 2000억원으로 불어나면서 요금 인상을 감행한 것이다. 부산 인천 울산시 등 주요 도시들도 서울시와 비슷한 폭의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추진중이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호우 피해와 국제 곡물 수급 문제 등으로 농산물 위주의 추석 장보기 물가는 다소 높아질 수 있다"면서 교통요금 인상에 더해 전기·가스요금 추가 인상, 유류세 탄력세율 인하조치 종료 등 물가 상방 요인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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