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했던 우크라 방문 소회 尹… "희망메시지 전하고 싶었다"
우크라에 안보·재건사업 등 지원
북한 ICBM 도발에 엄중한 경고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하고 돌아온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여러 시간 항공편, 차량, 열차를 타야 하는 다소 위험하고 험난한 길이었지만,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우리 국민을 대표해서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연대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를 출발해 항공편, 육로편, 기차편 3가지 교통수단을 섞어14시간에 걸쳐 우크라이나를 방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돌아왔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작년에 이어 올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도 주된 화두였다"며 "민간인과 아동을 살상하면서까지 다른 나라의 주권을 빼앗으려는 무력 침공이 용인된다면, 지금까지 어렵게 구축해 온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는 와해되고 말 것"이라고 피력했다.
우크라이나의 전쟁 참상을 목격한 윤 대통령은 "폭격을 맞고 무너져 내린 건물 잔해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고문과 학살을 당한 참혹한 현장을 직접 봤다. 특히, 러시아군에 납치돼 학대를 받다가 가까스로 제3국을 통해 탈출해 와서 재활심리치료 중인 아동인권보호센터의 어린이들 이야기는, 미래세대의 꿈까지 앗아가는 전쟁의 참상과 야만성에 대해 돌아보게 만들었다"면서 "러시아 군이 퇴각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민간 거주지역 곳곳에 매설한 지뢰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일상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심지어 러시아는 퇴각하면서 우크라이나 어린이 놀이터에까지 지뢰를 매설해 어린이 보호를 위한 지뢰탐지 강아지도 동원되고 있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우크라이나 국민이 완전히 자유를 되찾는 날까지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자유와 인권을 사랑하는 우리 국민들께서도 함께 지지해 주시고 동참해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73년 전 북한의 침공을 받고 나라를 송두리째 빼앗길 뻔한 우리는 유엔군이 즉각 달려와 준 덕분에 우리의 자유를 지킬 수 있었다. 가장 힘들 때 국제사회가 내밀어준 손길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 것인지 잘 아는 우리 국민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기꺼이 찾아가 책임있게 기여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실 것이라고 저는 믿는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안보분야와 인도적 분야, 재건사업 등 9가지 지원방안을 담은 '우크라이나 평화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당장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불법적인 침략을 방어하는데 필요한 물자를 지원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전후 우크라이나의 국방력 강화에 기여하도록 방산 협력 구상을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시급히 필요로 하는 지뢰탐지기와 지뢰 제거 장비를 추가적으로 보내고, 아동의 재활심리치료를 비롯한 의료 지원 방안을 구체화해 나가겠다. 우리 기업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수행할 인프라 사업계획을 구상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유무상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구체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나토 정상회에 참여한 성과로 "우리 정부는 나토와 개별 맞춤형 파트너십 프로그램(ITPP)을 체결해 대테러, 비확산, 신흥기술, 사이버 등 11개 분야에서 한국과 나토의 협력 틀을 제도화했다"며 "또한 나토의 군사정보공유시스템인 BICES에 가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나토 기간 중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북한에 대해서는 "나토 회원국, 아·태 파트너국들과 대북 안보 공조 강화 방안을 논의했고, 북한의 불법 활동을 차단하고 북한 인권 문제를 다뤄 나가는 데 한층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며 "이번 나토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핵 미사일 프로그램을 규탄하고 북한의 도발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국제사회의 엄중한 경고를 했다"고 언급했다. 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과 관련해 "기시다 총리는 제게 후쿠시마 오염수의 방류에 관해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 공유와 아울러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즉각 방류 중단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며 "올해 3월부터 한일관계가 정상화되고 각 분야에서 개선되는 가운데, 양국이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 협력을 증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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