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無人시대` 재촉하는 최저임금 過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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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서빙하러 왔어요.' 경기도 용인CC 골프장 식당 입구에 있는 큼지막한 안내판이다.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사업장에선 인건비 부담으로 키오스크나 무인·로봇 매장에 대한 관심이 크다"며 "최저임금 급등에 따른 자동화는 미숙련 근로자의 고용감소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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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무인점포 3530곳 급증
산업계도 로봇팔·자동화로 대체
"경기침체·최저임금탓 급속 확산"
'로봇이 서빙하러 왔어요.' 경기도 용인CC 골프장 식당 입구에 있는 큼지막한 안내판이다. 음식 메뉴도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하면, 서빙 로봇이 배달해준다. 식당 근무자는 단 1명 뿐.
이런 서빙 로봇시스템의 도입을 충북 진천의 아난티 중앙CC 등 다른 골프장들도 서두르고 있다. 클럽하우스에서 프런트 여직원 대신 키오스크를 통해 내장객이 직접 셀프 체크인하는 곳은 대중 골프장을 넘어 회원제 골프장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최근 몇년간 최저임금이 급등하자 서비스업과 제조업 등에선 '무인 자동화 시대'가 빨라지고 있다. 최저임금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편의점 업체가 대표적이다.
세븐일레븐, 이마트24, CU, GS25 등 주요 편의점 4개사의 무인 점포(하이브리드 포함) 수는 지난 2019년 208곳에서 올 상반기 말 3530곳으로 3년 반 사이에 17배나 늘어났다. 무인 점포에서 취급하는 품목도 빙과·제과류에서 라면·커피·음료수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무인 편의점을 창업한 박모씨(56)는 "무인 편의점으로 운영하면, 시급을 1만원으로 계산할 경우 하루 24시간 30일, 한 달에 최소 720만원의 인건비를 절감하는 셈"이라며 "상품 로스율을 감안해도 유인 편의점보다 경제적이어서 개업했다"고 말했다.
서울은 물론 지방의 유명 맛집에서도 무인 시스템이 등장했다. 경기 여주시 한 한정식집의 주인 김모씨(72)는"종업원 인건비가 올라 고민하는 터에 아들이 키오스크와 서빙 로봇을 준비해줘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 구하기도 힘들고 직원들 출·퇴근까지 챙겨주느라 어려웠는데 지금은 동생과 친한 친구 셋이서 식당을 운영해도 별 문제가 없다"며 웃었다.
자영업뿐 아니라 산업계도 무인 시스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민선홍 디지털출력복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최근 중소기업중앙회 노동인력위원회·최저임금특별위원회에서 "요즘 출력복사업계에선 대당 8000만원가량 하는 로봇팔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일본 기업들은 비싸다고 주저하지만, 급여가 높은 우리나라에선 2년치 인건비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동화, 무인 매장 확대로 결국 고용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 중소기업들도 신규 채용을 축소·폐지하거나 자동화를 통해 기존인력을 대체해 인건비 상승에 대응하고 있다.
지능정보사회진흥원 통계를 보면 국내 요식업 분야의 키오스크 운영은 2019년 5479대에서 지난해 2만1335대로 4배 가까이 늘었다. 통계청이 집계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수도 지난 2018년 398만7000명에서 지난해 426만7000명으로 28만명 증가했다.
소상공인이 사업장에 스마트기술을 도입할 경우 비용 일부를 정부가 보조하는 스마트상점 기술보급사업에 로봇 도입을 신청한 소상공인도 급증했다. 올해는 4400개 점포 지원에 1만300명이 몰려 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사업장에선 인건비 부담으로 키오스크나 무인·로봇 매장에 대한 관심이 크다"며 "최저임금 급등에 따른 자동화는 미숙련 근로자의 고용감소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전경련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 9620원인 최저임금이 내년 1만원으로 인상될 경우 일자리가 최대 6만9000개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최근 5년간(2018~2022년)의 평균 신규 일자리 수인 31만4000개의 8.9∼22.0%에 해당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영세기업들이 극심한 경기침체에 따른 판매감소와 재고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최저임금까지 오르면 대규모 실업이 일어날 것"이라며 "결국 로봇·키오스크 등 무인 자동화가 급격히 확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은희·김수연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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