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BIG4 시작은 《밀수》, 류승완의 영화 흥행사

조유빈 기자 2023. 7. 18.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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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수중 액션…류승완 “모든 것을 쏟아 부은 영화”
오는 26일 개봉…올해 두 번째 ‘천만영화’ 등극할지 주목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밀수》 《더 문》 《비공식 작전》 《콘크리트 유토피아》로 이어지는 올여름 한국영화 BIG4가 드디어 윤곽을 드러냈다. 시작은 7월26일 개봉을 예고한 《밀수》다. 영화 《밀수》에 대한 기대감은 '류승완'이라는 이름으로부터 나온다. 류승완 감독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잡은 작품으로 꾸준히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한국 상업 영화를 본격적으로 성장시킨 주역으로도 꼽힌다. 류 감독은 18일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밀수》는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것들과 영화를 만들며 현장에서 배웠던 모든 것을 쏟아 부어 만든 영화"라고 강조했다.

6월20일 서울 광진구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밀수》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류승완 감독 ⓒ시사저널 박정훈

류 감독은 '천만영화' 흥행 감독 중 여름 영화 시장에 가장 자주 출전한 감독이기도 하다. 《베테랑》(2015년 8월), 《군함도》(2017년 7월), 《엑시트》(2019년 7월), 《모가디슈》(2021년 7월)에 이어 《밀수》가 올해 7월 등판한다. 흥행성과도 좋다. 2013년 개봉한 《베를린》은 716만 명의 관객 수를 기록했다. 《베테랑》은 무려 134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천만영화로 기록됐고, 《엑시트》도 942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사랑받았다. 거리두기 단계가 가장 높았던 코로나 시국에 개봉한 《모가디슈》도 36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계에 숨통을 틔웠다.

이번 영화인 《밀수》는 1970년대 밀수가 성행하던 시기, 가상의 어촌인 군천을 배경으로 한다. 평화롭던 바닷가 마을에 화학 공장이 들어서면서 해녀들은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먹고 살기 위한 방법을 찾다가 밀수에 휘말린다. 군천을 떠났다 다시 돌아온 승부사 춘자(김혜수)와 해녀들의 리더 진숙(염정아)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1970년대 부산에서 밀수를 하던 여성들의 서사에 관심을 갖고 있던 류 감독이 《시동》을 만들기 위해 찾은 군산의 한 박물관에서 밀수 사건들을 찾아내면서 스토리가 개발됐다.

류 감독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김혜수와 염정아의 캐스팅을 고려해, 텐트폴 영화가 집중된 여름 시장에서는 이례적으로 여성 배우 투톱 체제를 구성했다. 그동안 200억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들이 몰린 여름 영화 시장에는 티켓 파워가 입증된 남성 배우의 주연 영화가 대다수였다. 올해 여름 개봉하는 영화들에도 이 공식이 적용됐다. 《비공식 작전》은 하정우와 주지훈이, 《더 문》은 설경구와 도경수가 주연을 맡았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주연은 이병헌과 박서준이다. 여성 배우들을 주연으로 한 《밀수》의 선택은 이례적이다. 류 감독은 "애초부터 이 영화의 두 주인공은 김혜수와 염정아였다"며 "이 배우들의 팬이기도 했고, 각본을 쓰는 내내 (이 배우들이) 떠올랐다. 꼭 함께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 《밀수》 스틸 컷 ⓒNEW 제공

이번 영화는 바다를 주된 배경으로 한다. 그동안 류 감독은 《베테랑》의 맨주먹 액션을 비롯해 외교관들의 탈출 액션(《모가디슈》), 유럽 로케이션으로 펼쳐지는 첩보 액션(《베를린》) 등을 통해 한국 최고의 액션 감독이란 평을 받아왔다. 그가 처음으로 선택한 '수중 액션'이다. 그는 수중 액션을 구현하기 위해 이 영화를 선택했다고 말할 만큼 액션 신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류 감독은 "상하좌우로 움직일 수 있고, 동선을 크게 쓸 수 있는 액션을 구현하고 싶어 수중 액션을 선택했다. 여성들이 주인공인 영화이기 때문에 해녀들에게 유리한 '자기만의 배경'에서 격투를 한다면 경쾌하고 새로운 리듬의 액션 신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타격감이 느껴지지 않는 물 속에서의 격투 장면이지만 상상 이상의 밀도와 긴장감을 선사하는 수중 액션 신은 《밀수》의 흥행 가능성을 높이는 배경이 될 전망이다.

영화 《밀수》 스틸 컷 ⓒNEW 제공

이번 영화에서는 음악의 비중도 커졌다. 1970년대로 자연스럽게 관객들을 이끄는 것은 그 시대의 음악이다. 영화의 OST는 장기하 음악 감독이 작업한 대중음악으로 빼곡하게 채워졌다. 류 감독은 "각본을 쓸 때부터 선곡된 음악들을 필기해놨다. 많은 곡을 쓴다는 것은 영화의 예산과도 결부되는 일이지만, 꼭 하고 싶었던 일이기도 했다. 장기하 음악 감독은 이 시기의 음악에 진심이었고, 대단한 활약을 했다"고 말했다.

류 감독이 '모든 것을 쏟아 부은 영화'라는 자신감을 드러내는 만큼, 《밀수》가 극장가의 활기를 타고 천만영화의 대열에 합류할지도 관심사다. 류 감독은 "저에게 영화는 대형 스크린과 최적화된 사운드 시스템을 갖춘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감상하는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그렇게 영화를 접했고, 영화를 만들 때 항상 그것을 기준으로 만든다"고 했다. 또 한국 영화의 발전에 대해 "위기의 상황에서 관객들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영화인들 스스로가 발전할 것은 무엇인지, 기본에 충실한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면 답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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