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제방도 위험… 보강 시급” 미호천교 공사 놓고 비판 쇄도 [전국 ‘물폭탄’]

윤교근 2023. 7. 18.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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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방도 위험하다. 보강작업이 시급하다."

장씨는 18일 세계일보에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고와 관련해 "미호천교 공사를 발주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과 시공사의 100% 인재다"라며 "제발 지금 보강해 놓은 제방을 다시 보강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장씨는 23명의 사상자를 낸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미호강 제방 공사 현장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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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참사 현장 있던 장찬교씨
“임시제방, 기존 제방보다 낮아”
주민들 “배수로 정비 등 안 해”
행복청선 “제방 높았는데 유실”

“지금 제방도 위험하다. 보강작업이 시급하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1리 이장을 지낸 장찬교(68)씨가 몇 번이고 강조한 말이다. 장씨는 18일 세계일보에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고와 관련해 “미호천교 공사를 발주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과 시공사의 100% 인재다”라며 “제발 지금 보강해 놓은 제방을 다시 보강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15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 원인으로 주목되고 있는 '임시제방'에 미호강물이 넘치려 하고 있다. 장찬교씨 제공
장씨는 23명의 사상자를 낸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미호강 제방 공사 현장에 있었다. 침수사고는 15일 오전 8시 45분에 일어났다. 장씨는 “당일(15일) 제방 공사 현장에서 장비 1대로 보강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중간으로 미호강물이 넘치면서 철수했다. 순식간에 물이 넘쳐 흘렀다”며 “임시 제방의 상단 폭이 1.5~2m 정도고 기존 제방보다 낮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고와 관련해 미호강 제방 유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날 청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연 오송읍 주민 재난대책위는 “제방 둑을 확장하면서 확장 둑을 사전에 쌓고 배수로를 정비해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데 궁평2지하차도 사고는 이를 무시한 처참한 대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충북선 철도 밑 제방 등 붕괴한 제방의 시급한 복구를 시공사와 발주처인 행복청에 여러 차례 요구했으나 대책 없이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호강은 궁평2지하차도에서 직선거리로 200여m 떨어졌다. 임시 제방 공사가 이뤄진 곳과는 600여m다.
행복청은 2018년 2월 오송~청주 도로확장공사를 발주했다. 이 공사를 위해 2021년 11월 미호강 제방 일부를 철거하고 우기를 대비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7일까지 임시 제방을 쌓았다. 이 제방이 무너지며 6만여t의 물이 순식간에 궁평2지하차도에 가득 찼다. 행복청 관계자는 임시 제방이 기존 제방보다 낮다는 지적에 “임시 제방은 계획홍수위보다 높게 쌓았다”며 “이게 유실되면서 강물이 넘쳤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미호강 계획홍수위가 2018년 갱신돼 행복청이 적용한 28.78m이 아닌 29.02m라는 지적도 나온다.

제방을 철거하고 임시제방 공사 과정에서 하천 점용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하천업무를 맡고 있는 금강환경청 측은 “도로 확장공사 허가 땐 자연제방 훼손 관련 내용이 없어 제방 철거 등은 추가로 점용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행복청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기존 제방을 그대로 두고 미호천교를 건설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청주=윤교근 기자 sege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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