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家 상속 분쟁' 첫 재판..."협의서 무효" vs "적법한 협의"

[앵커]

LG그룹 구본무 전 회장이 지난 2018년 별세하고 남긴 2조 원대 유산을 두고 가족들 간 상속 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오늘(18일) 이와 관련한 첫 재판이 열렸는데요.

구본무 전 회장의 배우자와 딸들은 속아서 협의서를 썼으니 무효라는 입장이지만, 구광모 회장 측은 4년 전에 적법하게 이뤄진 상속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김다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8년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별세한 뒤 경영권을 넘겨받은 양아들 구광모 회장.

양아버지가 갖고 있던 지주사 지분 11.28% 가운데 8.76%를 상속받았습니다.

구본무 전 회장의 배우자와 두 딸의 상속분은 구광모 회장보다 적었는데, 세 모녀는 상속 재산을 다시 나누자며 지난 2월 소송을 냈습니다.

소송이 제기되고 처음 열린 변론준비기일에서 원고 측은 "구광모 회장이 주식을 모두 상속받는다는 유언이 있는 것으로 기망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구 회장 측은 "상속 재산 분할 협의서를 작성하는 과정은 어떤 문제도 없었고 적법했다"고 맞섰습니다.

또, 지난 2018년 11월 협의 분할이 이뤄져 이에 대한 공시와 보도까지 있었다며, 4년이 지나 제기된 소송은 부적법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양측은 재산 분할 과정을 잘 아는 강유식 전 LG 경영개발원 부회장과 하범종 LG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데 합의했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 구광모 회장을 직접 불러 신문하겠다는 원고 측 계획에 대해서는 증인 신문을 먼저 진행한 뒤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원고 측은 또, 상속을 둘러싸고 이뤄진 가족 사이 대화 녹취를 증거로 제출하겠다며, 내밀한 이야기가 포함된 만큼 일부 내용만 발췌하게 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구 회장 측이 사건 맥락을 알려면 전체를 다 봐야 한다며 맞서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법정 안에서 치열하게 다툰 소송대리인들은 언론 앞에서는 극도로 말을 아꼈습니다.

[임성근 / 원고 측 소송대리인 : 말씀드리기 좀 그렇습니다. 재판에서 말씀드릴 거고요. 법정 외에서 말씀드리기 적절치 않으니까 양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이재근 / 피고 측 소송대리인 : (앞으로 변론 기일 계속 진행될 텐데 어떤 식으로 소명하실 계획인가요?)….]

소송 결과에 따라 구 회장의 경영권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다음 재판은 오는 10월 5일 열릴 예정입니다.

YTN 김다현입니다.

YTN 김다현 (dasam08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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