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쓰라리고 애잔하다 돌아온 'D.P.' 시즌2

정주원 기자(jnwn@mk.co.kr) 2023. 7. 18.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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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넷플릭스 7~12화 공개
군 수뇌부 부조리도 본격 조명
지진희·김지현 등 새 인물 등장
넷플릭스 시리즈 'D.P.' 시즌2의 준호(정해인·왼쪽)와 호열(구교환). 넷플릭스

넷플릭스 시리즈 'D.P.' 시즌2가 그리는 부조리한 현실은 여전히 날카롭고, 쓰라리고, 애잔하다.

2021년 8월, 탈영병 잡는 헌병대의 군무 이탈 체포조 'D.P.'(디피)를 소재로 군대 내 폭력과 사회 부조리를 날카롭게 짚어냈던 명작이 시즌2로 2년 만에 돌아왔다. 원작 웹툰 'D.P 개의 날'의 김보통 작가가 시즌1에 이어 각색에 참여했고, 연출 한준희 감독과 배우진 모두 그대로 의기투합했다. 이달 28일 새로운 6개의 에피소드(7~12회)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야기는 시즌1 마지막 회 시점부터 흘러간다. 부대 내 폭력 피해자였던 일병 조석봉이 자살을 시도한 직후다. 석봉은 유언처럼 "뭐라도 바꾸려면 뭐라도 해야지"라고 읊조리며 스스로 총구를 겨눴지만, 군대도, 사회도, 국가도 그대로다. 오히려 더 큰 그림자를 드리워 조 일병을 벼랑 끝으로 내몬 폭력과 방관을 덮으려 든다. 석봉의 친구이자 또 다른 부대의 피해자인 김루리(문상훈)는 "뭐라도 해야지"라고 중얼거리며 내무반에서 총을 난사하기에 이른다.

한 감독은 18일 서울 강남 한 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굉장히 큰 사건으로 끝났다. 그 사건이 인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궁금했다"며 "작품이 마치 생명체 같았다. 글을 쓰고 찍는 과정에서 인물들이 좇아가는 방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시즌2는 시즌1의 주요 포맷을 이어받아 디피조 준호(정해인)와 호열(구교환)이 탈영병을 찾아다니며 청춘들이 처한 차별과 부조리를 목도하고 갈등을 겪는 에피소드들로 구성됐다. 시즌1과의 차이가 있다면 국군본부 등 군 수뇌부도 조명한다는 점이다. 지휘부의 위선과 조작 때문에 어떤 청년은 두 번 죽는다. 극 저변에는 내내 '내가 뭘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따라다니지만 조직은 '뭘 할 수 있을 거라고 까불지 말라'고 대놓고 개인을 짓누른다.

그러나 무력감만 전시하는 것은 아니다. 디피는 방관자에 그치지 않고 약자와의 연대 가능성을 제시한다. 한 에피소드에서 탈영병을 쫓던 준호는 "저희 같은 사람은 운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내가 쫓기는 사람이었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을 것 같은데"라고 말한다. 상대가 '그래서 다행이냐'고 되묻자 "아뇨. 그냥, 좀 슬픈 것 같아요"라고 공감을 보인다.

무거운 이야기지만 코믹한 말장난 등으로 완급 조절을 한 연출은 탁월하다. 특히 에피소드마다 휴먼 드라마, 공포 미스터리, 추리 스릴러, 액션 활극 등 다양한 장르적 시도도 돋보인다. 시즌2에선 디피조 2인방의 브로맨스뿐 아니라 헌병대 수사과의 부사관 박범구(김성균)와 대위 임지섭(손석구)의 활약도 극에 웃음을 더한다. 시즌1에서 사사건건 대립했던 두 사람은 이제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해 힘을 합친다.

소위 '연기 구멍' 없이 모든 역할이 실존 인물처럼 녹아들었다는 점도 극의 퀄리티를 끌어올렸다.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인 법무실장 준장 구자운(지진희)과 그의 오른팔 법무장교 중령 서은(김지현), 의뭉스러운 군수사관 오민우(정석용), 으슥한 최전방 부대의 분대장 신아휘(최현욱) 등이 호연을 펼친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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