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물가 '역주행'.. 물가 또 오르나 "벌써부터 추석 걱정?"

제주방송 김지훈 2023. 7. 18.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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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산물 피해 급증.. 소비자물가 '빨간불'
'슈퍼 엘니뇨'에 농작물 공급가 급등세
국제 밀 가격↑.. '장바구니 물가' 비상
장마 초반 역대급 피해.. 가축 폐사 늘어
지난달 폭염 이어 태풍·추석 변수 잇따라


이른바 ‘장바구니’ 물가가 심상찮습니다.

통계상 소비자물가가 올 들어 지속 낮아지는 추세인데, 밥상 물가는 ‘역주행’입니다.

올 여름 이어지는 폭염과 폭우가 농작물 재배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공급가를 끌어올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상 수해 대비는 이제부터 시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농축산물 생산 차질이 장기화되다간 자칫 9월 추석 물가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라 가계 걱정만 더 늘어나는 실정입니다.

오늘(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애호박 20개의 도매가격은 2만 4,460원으로 전일(1만 4,980원) 대비 63.3%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루만에 9,500원 가까이 급등한 것으로, 한 달 전(1만 7,585원)보다 39% 이상, 비날씨가 본격 이어진 일주일 전 가격(1만 7,460원) 대비 40% 이상 오른 수준입니다.

다른 채소들 사정도 녹록찮긴 마찬가지입니다.

청양고추(10㎏) 도매가가 하루 사이에 60% 가까이 오른 7만 2,880원, 오이(취청류. 50개 기준)가 60% 상당 상승한 3만 1,267원, 청상추(4㎏)는 52% 오른 5만 5,920원을 기록했습니다.

여름철 대표과일인 수박·참외도 하루 만에 17.9%(1개 1만 9,340원), 12.5%(10㎏ 3만 5,840원)로 높은 상승 폭을 이어갔습니다.


■ 장마·태풍, 이어 추석까지.. 밥상 물가 '긴장'

앞으로 걱정이 맞물리고 있습니다.

여름철 폭염과 장마 날씨로 인해 채소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통상 가격 오름세가 나타나는데 더해 올해 ‘슈퍼 엘니뇨’ 영향으로 집중호우 피해까지 더해진 까닭입니다.

지난 13일부터 중·남부권에 집중된 집중호우로 인한 농작물 피해만 벌써 3만 ha를 넘어선 상태로, 가축 폐사는 70만 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오늘(1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폭우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3만 1,064ha로 집계됐습니다. 전날 2만 7094ha에 비해 4,000여 ha 늘었습니다.

유형별로 침수 3만 319ha, 유실·매몰 659.2ha, 낙과 86.4ha로 침수는 벼와 콩의 피해가 컸습니다.


지역별로 전북지역 피해가 1만 4,572ha로 가장 크고 충남 1만 329ha, 충북 2571ha, 경북 2160ha, 전남 1,195ha입니다.

여기에 시설물은 축사 29.9ha가 파손됐고 비닐하우스 4ha가 무너진 상황입니다.

더불어 가축 피해만 해도 69만 3,000마리로 닭 64만 4,000마리, 오리 4만 5,000마리, 돼지 3,000마리, 소 300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양계장 등 축사가 침수되면서 하루 사이에 11만 4,000마리가 추가 폐사했습니다.

전북 지역 피해가 22만 6,000마리로 가장 많고 충북(18만 5,000마리), 충남(17만 7,000마리) 순입니다.


현재 정부와 각 지자체별 피해조사와 집계가 진행 중이라, 갈수록 또 농작물 등 피해규모가 늘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관련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측도 주요 산지 집중홍수 피해로 인해 주요 농산품 출하량이 대폭 감소할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습니다.

더구나 대외적으로도 최근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종료 소식 탓에 국제 밀 가격까지 재차 변동 조짐을 보이면서, 밀 선물 가격이 3.0% 급등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앞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지난해 밀 가격이 14년 만 처음으로 톤(t)당 400달러를 넘어서면서 밀을 원료로 하는 라면 등 주요 식품 물가가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관련해 정부 당국과 업계 역시 가격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2%대 소비자물가 유지 '불안'.. 20일 수급안정대책 등 발표키로

소비자물가 추이는 계속 지켜봐야 할 상황입니다.

당초 지난달까지만 해도 안정세에 접어든 농축산물 물가를 기반으로 해, 채소류만 해도 물가상승률이 지난 3월 13.8%에서 지난달 3.6%까지 낮아졌고 축산물도 올들어 지속 하락세를 이어왔습니다.

정부 당국도 올 하반기 2%대 초·중반대 물가를 내다봤지만 이같은 농축산물 가격 변동 조짐은 부정적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아직 장마철이 '진행형'인데다 8월 전후 대형 태풍 내습 시기가 맞물리고, 추석을 앞둔 먹거리 수요 등 증가로 일시적 물가 상승세가 나타나는 점을 감안할 때 9월 추석까지도 ‘장바구니’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물론 한편에선 농산물 물가가 올랐지만 전체 소비자물가지수에 끼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도 있으리란 관측도 나옵니다.


농산품이 전체 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가중치)이 6월 기준 총 1,000에서 43.8 수준으로 섬유제품(43.6)과 비슷한 정도인 탓입니다.

채소 가중치 27, 과일 19, 곡물 7 등으로, 품목 가중치가 43.8이라는 의미는 한 가구가 월 1,000원을 지출한다고 가정할 때 농산물 구입 비용이 43.8원이라는 의미입니다.

축산물을 포함하면 71.4원입니다.

반면 공공서비스는 127.3, 집세는 98.3으로 비중이 훨씬 높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외식품목의 원재료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중치가 200 수준까지 훌쩍 뛰어버립니다.


결국 농축산품 물가 동향에 따라선 자칫 2%대로 내려온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반등할 가능성을 배제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현재로선 기획재정부는 7·8월 기상에 따른 물가 변동이 큰 기간으로 지난해 7월 워낙 폭염이 심했고 올해 이른 장마로 인한 피해가 크지만, 아직까지는 농축수산물 가격 변동이 추세적으로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정부 당국은 당분간 장바구니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농산물 수급 관리에 계속 나서기로 했습니다.

관련해, 농식품부는 폭우 피해 최소화 차원에서 긴급 현장점검에 나서는 한편, 20일 농축산물 수급 상황 회의를 갖고 수급 안정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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