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지하차도 위험도 ‘3등급’…“차단 시설 의무 설치 제외”
[앵커]
14명이 숨진 청주 오송 지하차도에는 화재나 침수 발생에 대비해 진입을 막는 차단 시설이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KBS 확인 결과 이 지하차도가 침수 위험 등급 가운데 가장 낮은 3등급 평가를 받았기 때문인데, 강에서 더 멀리 떨어진 지하차도엔 차단시설이 설치돼 있습니다.
보도에 송국회 기자입니다.
[리포트]
침수 사고가 난 오송 궁평2지하차도는 차도 내부의 위험을 알리거나 차량 진입을 막아줄 차단 시설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인근 미호강과 불과 400여 미터 거리에 있었지만 침수 위험 등급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인 3등급으로 평가돼 차단시설 의무 설치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입니다.
2020년, 충청북도의 위험도 평가 내역을 살펴봤습니다.
이 지하차도의 위험 점수는 불과 '25점'.
과거 침수 이력과 차량 통행량 등으로 점수를 산정했습니다.
당시 준공 1년도 안 된 이 지하차도는 점수가 낮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강종근/충청북도 도로과장 : "지하차도 주변 상황이라든지 그 실정에 따라서 지자체에서 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해줬습니다. (오송 지하차도는) 3등급으로 결론이 났고."]
그런데, 당시 인근의 다른 지하차도는 오송 궁평2 지하차도와 위험 등급은 같았지만, 위험 점수는 50점이 넘었습니다.
미호강과 직선거리로 2km 넘게 떨어진 곳입니다.
이 지하차도의 침수 위험 등급도 3등급입니다.
하지만, 오송 지하차도와 달리 이 차도 입구에는 진입 차단 시설이 설치됐습니다.
준공연도가 오래돼 침수 이력과 차량 통행량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안전설비 설치가 가능했습니다.
[장석환/KBS 재난방송 전문위원 : "침수 등급에 대한 평가 항목에 대한 것들이 상당히 비현실적이다… 침수 이력이 가장 높은 배점이 있다고 하는 것은 신설 지하차도는 이런 시설을 하지 말라 이런 거나 마찬가지거든요."]
탁상 행정에서 벗어나 현장의 실제 사고 위험을 보다 다양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국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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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회 기자 (skh0927@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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