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사장단 회의'…"사업 관점 바꿔라"(종합)

김동현 기자 2023. 7. 1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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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해외 사업 및 신사업 강화 주문"
화학부문, 배터리 소재 경쟁력 강화 추진 방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 = 롯데지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8일 열린 하반기 사장단 회의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해야 한다"며 "사업의 관점과 시각을 바꿔 달라"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이를 위해 "국내 사업과 기존 사업 뿐 아니라 해외 사업 및 신사업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세계 경제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을 고려해 해외 사업 강화를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그룹 화학 계열사들은 향후 배터리 소재 사업 강화를 본격화한다. 양극박, 동박, 전해액 유기용매, 분리막 소재 등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을 선점해 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18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신 회장을 비롯해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각 사업군 총괄대표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올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을 열고 그룹 경영 및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다.

신 회장은 회의가 끝난 후 '언러닝 이노베이션(Unlearning Innovation)'을 하반기 경영 키워드로 제시했다. 과거에는 효과적이었지만 현재의 성공에 제약을 가하는 사고 방식과 행동 양식을 버리고 새로운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 용어다.

화학 계열사들은 신 회장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향후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과 전지소재 사업 및 수소암모니아 등 신사업 육성 전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이 그동안 화학 부문을 중심으로 그룹 체질을 개선하고 미래 먹거리를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뉴 롯데를 강조해온 만큼 VCM을 계기로 그룹 내 화학 계열사의 신사업 투자와 보폭 확대는 더 빨라질 조짐이다.

기업별로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사업의 수익을 결정하는 '에틸렌 스프레드(제품에서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 제외한 금액)'이 회복세인 만큼 올 하반기에도 주력 사업에서 수익을 늘리는 데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신성장동력으로는 수소를 앞세운다. 롯데케미칼은 오는 2030년까지 120만톤 규모의 청정수소를 생산·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에는 에어리퀴드코리아와 '롯데에어리퀴드 에너하이'를 설립하기도 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에어리퀴드 에어하이를 통해 진행하는 기체수소 사업은 액화수소 사업으로 확장해, 발전용은 물론 모빌리티용 수소 시장까지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이외에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인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분리막, 양극박, 배터리 파우치필름,고투명 폴리프로필렌(PP), 산화에틸렌유도체(EOA) 등을 앞세워 초격차 전략도 추진한다.

배터리 부문은 자회사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담당한다. 지난 3월 자회사로 편입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 4일 출범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2028년까지 하이엔드 동박 시장 점유율 30%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범용 제품 대비 두께와 강도, 연신율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하이엔드 동박 생산 능력을 갖춘 만큼 향후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의 하이엔드 동박 수요에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생산 능력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장기적으로는 롯데그룹 화학 부문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고체전해질, 3세대 실리콘 복합 음극활물질, LFP 양극활물질 등 차세대 배터리 소재를 개발해 배터리 토탈 소재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각오다.

4대 배터리 구성요소로 꼽히는 양극박 사업은 롯데알미늄이 맡는다. 롯데알미늄은 미국 켄터키주에 롯데케미칼과 합작해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연간 3만6000톤 규모의 미국 내 최초 양극박 생산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공장이 완공되면 롯데알미늄은 산공장(1만2000톤), 헝가리 1·2공장(3만6000톤) 등 연산 8만4000톤의 생산량을 갖춘다. 롯데알미늄은 양극박 공급 능력을 확보한 뒤 이차전지와 전고체 배터리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VCM에서 지정학적 불확실성 증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저성장 기조, 디지털 변혁 등 기업 경영 환경 변화를 촉진하는 외부 요인을 점검하고 지속 성장을 위한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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