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으려나"…'또 비' 소식에 발만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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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남의 일인 줄 알았는데, 재해를 경험하고 너무 놀랐습니다."
폭우·산사태 이재민 임시 주거시설이 마련된 18일 오후 경북 예천군 문화 체육센터.
임시 거처에 있는 이재민은 삼삼오오 모여 비 걱정을 하거나 홀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었다.
호우경보가 내려진 예천군은 이날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50∼120㎜의 비가 예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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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연합뉴스) 김동민 황수빈 기자 = "평생 남의 일인 줄 알았는데, 재해를 경험하고 너무 놀랐습니다."
폭우·산사태 이재민 임시 주거시설이 마련된 18일 오후 경북 예천군 문화 체육센터.
지난 16일부터 부인과 이곳에서 묵고 있다는 예천군 감천면 천향2리 주민 A(70대)씨는 "재해가 갑자기 닥쳐 무서웠다"며 "산으로 둘러싸인 동네에 마땅한 소방·대피 대책도 없는 것 같아 더 무서웠다"고 말했다.
임시 주거시설에서 재난 방송을 지켜보던 B(71)씨도 "평생 처음 겪는 상황"이라며 "우리 집은 큰 피해가 없었으나 이웃집 파손이 커 (우리 집도) 산사태 등 2차 피해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을에서 피신하라고 해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곳 어르신들은 간간이 서로 얘기를 나누며 웃기도 했지만, 텔레비전에 나오는 기상특보를 시청할 때는 근심 가득한 표정이었다.
이들은 혹시라도 일기예보가 바뀔까 잘 들리지 않는 귀를 기울이며 인상을 찌푸린 채 TV 앞에 시선을 고정했다.
한 어르신은 경남 등 타지역 호우 소식이 들리자 "비가 멈추지 않네"라며 "피해가 더는 없어야 할 텐데"라고 걱정했다.
현장에는 근조 리본을 단 공무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어르신들의 편의를 살폈다.
비가 그쳐도 오갈 곳이 없어 막막한 이들도 있었다.
이창진 천향2리 이장은 지난 폭우 때 아내와 함께 이웃을 도우러 나갔다가 몇 분 뒤에 집이 쓸려 내려가 가까스로 참변을 피했다.
이 이장은 "내가 젊은 편이고 이장이라 여기저기 다니면서 이웃 주민들을 도왔는데 그 덕분에 목숨은 건졌다"며 "비가 그치고 나면 당분간 마을회관에서 지내야 하는 신세다"라고 말했다.
이 이장은 굳은 표정으로 "풍수해 보험을 안 들어놔 집을 복구할 방법이 마땅찮아 막막하다"며 "산사태로 집이 쓸릴 줄 상상이나 했겠나"라고 토로했다.
기상특보를 시청하던 황이분(89) 씨는 "산사태가 날까 봐 공무원들이 집에 가지 말라고 해서 여기에 있다"며 "집이 제일 편한데 언제 돌아갈 수 있을까 싶다"고 한숨을 쉬었다.
어르신은 지팡이가 없이 다니기 힘든 몸임에도 "불편한 거 하나도 없다"며 내색하지 않으려고 했다.
문화 체육센터에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총 46명의 이재민이 머무르고 있다.
임시 거처에 있는 이재민은 삼삼오오 모여 비 걱정을 하거나 홀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었다.
호우경보가 내려진 예천군은 이날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50∼120㎜의 비가 예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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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b@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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