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인구에… 지방銀 수신 점유율 10% 아래로 '뚝뚝' [위기의 지방은행, 성장엔진이 식어간다 (上)]

김동찬 2023. 7. 1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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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력 좌우하는 지역인구 급감.. 가계대출·주담대 성장세 둔화
中企 위주 대출도 수익성 발목
최초의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의 전환을 선언하면서 지방은행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지방은행 가운데 비교적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대구은행이 이탈하면서 지방은행 전반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방소멸과 맞물려 구조적인 영업환경 악화에 놓인 지방은행의 현실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방은행에 필요한 규제개선 및 경쟁력 강화방안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지방 경제의 대들보 지방은행이 휘청이고 있다. 인구 감소에 따른 주택 가격 양극화로 가계대출 성장세가 둔화하고 기업대출도 중소기업 위주로 진행되면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탓이다. 여기에 디지털 경쟁력을 앞세운 인터넷은행 등의 약진까지 겹치며 전체 은행권에서 지방은행이 담당하는 수신 비율은 10% 아래로 떨어졌다.

■사람 떠나 지방은행 영향력 급감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 전체에서 지방은행의 총수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올해 1·4분기 기준 9.13%로 집계됐다. 지방은행의 총수신 점유율은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10%대 이상을 기록했으나 2019년부터 9%대로 내려온 뒤 지난해에는 9.03%까지 떨어지며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이 지방은행의 성장세가 꺾인 원인은 감소하는 지방인구에 있다. 지역민들이 수도권으로 이동하면서 지역 거점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지방은행의 수신 경쟁력이 악화된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지자체 인구가 지난 10년간 3.4%(85만2520명) 증가하는 동안 부산은 6.2%(22만672명) 감소했다. 이외 △대구 5.7%(14만1953명) △전북 5.5%(10만3734명) △경북 3.6%(9만7851명) 등도 큰폭으로 인구가 줄었다.

지방소멸이 본격화되자 지방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의 집값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주담대 영업 효율성이 시중은행에 비해 크게 떨어진 탓이다. 올해 1·4분기 지방은행 주담대 잔액은 43조686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조5617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의 주담대가 4조5146억원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이에 가계대출 감소세도 두드러진다. 특히 1·4분기 말 기준 전북은행의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이 10% 넘게 감소하며 전분기 대비 2.2% 감소했다. 또한 플랫폼 기업 등 경쟁력을 갖춘 업체들이 대부분 수도권에 위치해 대출 수요도 줄어들뿐더러 기업규모가 작고 차환 능력도 낮은 중소기업 위주로 대출하다 보니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다. 올해 1·4분기 기준 5대 지방은행(부산·경남·대구·광주·전북)의 중기대출 잔액 규모는 106조5566억원으로 전체 총수신의 59.3%에 달했고 연체율도 0.53%로 전년 동기(0.34%) 대비 0.19%p 증가했다.

■지방銀 뛰어넘은 '메기' 인터넷銀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는 가운데 인터넷은행의 등장으로 은행권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것도 지방은행의 경쟁력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 국내은행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포함)에 등록한 고객 수는 전년 대비 8.5% 증가한 말 2억704만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인터넷 은행은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수는 2.5배 증가해 시중은행의 증가폭(1.2배)보다 두 배 이상 컸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올해 1·4분기 전년 동기 대비 52.5% 늘어난 101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최근 시중은행 전환을 선포한 대구은행(1214억원)과 비슷한 규모까지 성장했다. 경남은행(850억원), 광주은행(732억원), 전북은행(534억원)보다는 순이익이 더 높은 상태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에 가계, 기업대출의 증가율이 모두 정체되고 영업점을 포기하고 낮은 대출금리로 공격적인 영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 인터넷은행의 성장세가 빨라지면서 지방은행의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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