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으로 버텨온 하루"… 종교 달라도 밥상에 담긴 자비·사랑의 마음은 한가득

김진형 2023. 7. 1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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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주는 도시락으로 하루 한끼 버텼습니다" 치솟는 물가와 부족한 일자리 등으로 밥 한끼 해결이 어려운 이들을 위한 무료급식소가 춘천에 잇따라 문을 열었다.

앞서 천주교 춘천교구는 지난해부터 죽림동 성당 일원에서 무료급식소 '한삶밥집'을 운영하고 있어 춘천지역 불교, 천주교, 개신교 단체에서 모두 무료 급식소를 운영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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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소양동 춘천연탄은행 밥상공동체 ‘하늘밥상’의 새 무료급식소 ‘연탄밥상마을 행복센터’가 18일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첫 배식을 시작했다.
▲ 춘천 소양동 춘천연탄은행 밥상공동체 ‘하늘밥상’의 새 무료급식소 ‘연탄밥상마을 행복센터’가 18일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첫 배식을 시작했다.

“이곳에서 주는 도시락으로 하루 한끼 버텼습니다”

치솟는 물가와 부족한 일자리 등으로 밥 한끼 해결이 어려운 이들을 위한 무료급식소가 춘천에 잇따라 문을 열었다. 모두 지역사회와 종교단체의 도움으로 운영되는 시설들이다.

춘천 청평사(주지 도후스님)의 무료급식소 ‘자비의 집’이 18일 운영을 시작했고, 춘천연탄은행 밥상공동체(대표 정해창 제자감리교회 목사)가 운영하는 ‘연탄밥상마을 행복센터(담당 여운경 목사)’가 같은 날 이전 재개했다.

▲ 춘천 소양동 춘천연탄은행 밥상공동체 ‘하늘밥상’의 새 무료급식소 ‘연탄밥상마을 행복센터’가 18일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첫 배식을 시작했다.

담배꽁초를 줍는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노부부는 한 달에 27만원씩 받는다. 그외 일거리는 없다. 18일 춘천연탄은행이 운영하는 무료급식소에서 만난 김모(80) 어르신은 “다른 일을 하려고 해도 시켜주지 않는다”며 이처럼 말했다.

춘천연탄은행 밥상공동체는 2016년부터 어르신 무료급식 시설 ‘하늘밥상’을 운영해왔지만 임대기간 만료로 지난 2월 운영을 끝냈다가 지역사회 후원으로 행복센터를 최근 새롭게 건립, 이날 무료급식을 재개했다. 급식 공백 기간 무료 도시락 봉사로 대체해 왔지만 지난 17일 입주 감사예배에 이어

▲ 청평사가 운영하는 무료급식소 ‘자비의 집’이 18일 첫 운영에 들어갔다.

식사는 영양균형을 맞춘 미역국과 잡채, 불고기로 채워졌다. 옛 건물보다 공간이 넓어지면서 80여명의 주민들이 여유있게 앉아 식사를 즐겼다. 김모 어르신은 “이곳에서 매일 주는 도시락으로 매일 한 끼씩 때웠는데, 직접 나와 식사하니 친구들 얼굴도 보고 이야기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봉사에 참여한 김향화 소양동 8통장은 “4번 배식받아 드시는 분도 있었다. 혼자 계시면서 식사 해결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보면 남의 일 같지 않다”며 “시원한 곳에서 대화도 나누시고, 깨끗한 음식을 드시는 시간을 갖게 되신 것 같아 다행”이라고 했다. 한시도 행주를 놓지 않은 정해창 목사의 아들 정한영(25)씨도 이날 배식 후 뒤늦은 식사를 하며 흘린 땀을 식혔다. 정씨는 “식자재나 식판 등을 옮기고 있다”며 “딱딱한 것을 못 드시는 분이 많아 조리사 분들께서 최대한 부드러운 음식을 마련해 주신다”고 말했다.

▲ 청평사가 운영하는 무료급식소 ‘자비의 집’이 18일 첫 운영에 들어갔다.

춘천세무서 인근 자비의 집 운영 첫날에는 어르신 50여명이 방문했다. 춘천불교사암연합회 스님들과 연합신도회 불자 등 자원봉사자들이 분주하게 식당을 꼼꼼히 챙겼다. 첫날 식단은 철원 도피안사에서 보내준 친환경 오대쌀과 카레, 된장국, 과일, 무채, 꽈리고추 조림 등으로 구성해 영양 면에서 심혈을 기울였다. 춘천세무서 인근 버스정류장과 가까워 어르신들의 접근성도 좋았다. 사찰에서 불공을 드리는 날인 ‘초하루(음력 6월 1일)’에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다른 이를 위해 밥짓는 것도 수행의 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자원봉사자 이건민 씨는 “무료급식은 처음 해봤는데 어르신들이 맛있게 드셔서 감사하다”며 “더 많은 분들이 편하게 찾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 춘천 소양동 춘천연탄은행 밥상공동체 ‘하늘밥상’의 새 무료급식소 ‘연탄밥상마을 행복센터’가 18일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첫 배식을 시작했다.

앞서 천주교 춘천교구는 지난해부터 죽림동 성당 일원에서 무료급식소 ‘한삶밥집’을 운영하고 있어 춘천지역 불교, 천주교, 개신교 단체에서 모두 무료 급식소를 운영하게 됐다.김진형·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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