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재미 짭짤했는데”…울상 짓는 한국기업들, 왜?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임성현 기자(einbahn@mk.co.kr) 2023. 7. 1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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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사진 = 연합뉴스]
중국 수출에 힘입어 한때 승승장구했던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1020억원으로 줄었다. 중국 경기가 한창 호황이던 2015년 상반기(4860억원)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과거 수출 물량의 80%가 중국을 향했지만 최근 50% 수준으로 낮아진 가운데 마땅한 대체 시장을 찾지 못한 결과다. 18일 포스코홀딩스는 올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전년 동월보다 38% 줄었다고 공시했다. 포스코 측은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중국 시장의 철강수요 부진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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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장기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높였던 한국 기업들이 휘청거리고 있다. 수출 다변화를 꾸준히 시도했던 기업조차 중국 경기부진의 악영향을 피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 경제가 앞으로 3년내 3%대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디리스킹(De-riskig·위험 축소)’ 작업이 늦은 기업일수록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을 가정하되 급격한 ‘디커플링(탈동조화)’보다는 정교한 ‘디리스킹’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매일경제신문이 대중 의존도가 큰 대표적인 기업 10곳을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주가수익률은 평균 -12%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7% 올랐기 때문에 비교 기준으로는 30% 가까이 하락한 셈이 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이들 기업 주식을 1조5000억 이상 순매도했다.

중국 수혜가 사라진 대표적인 업종은 화장품, 석유화학, 철강 등이 꼽힌다. 관광객 덕을 봤던 카지노, 호텔, 면세점도 고전하고 있다. 강내영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위원은 “중국 내수시장에서 한국 영향력이 축소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경기가 회복된다고 해도 과거처럼 무역수지 흑자 폭을 넓히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전체 수입액 중 한국 비중은 2016년 10%에서 올해 6%로 떨어졌다.

이날 매일경제와 한국경제연구원 공동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성장둔화와 수요 위축에 따른 경제적 충격은 한국이 주요 7개국(G7)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최종 수입 수요가 1% 감소할 경우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0.069%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독일(0.028%), 일본(0.022%), 프랑스(0.011%), 미국(0.007%) 등에 비해 타격이 크다는 의미다.

김용준 성균관대 중국대학원장은 “관세전쟁 이후에도 미중간 무역은 줄지 않았다”고 지적한 뒤 “대중 의존도가 큰 한국이 탈중국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산업 경쟁력을 키우면서 디리스킹 국면에 현명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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