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배제한 ‘반쪽 공급망’ 美 업체들도 부담… 전면 수정 요구
“美 경쟁력 떨어뜨릴 것”
中 구매액 전 세계의 3분의 1 달해
양국 보복성 수출 통제 조치 여파
공급망 통째로 흔들려 중재 나서
행정부와 만남 성사 따라 기대감
美 정부 추가 제재 나설지 주목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 미국의 인텔, IBM, 퀄컴, 엔비디아, 대만의 TSMC까지 세계 굴지의 반도체 기업이 회원사로 있는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가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정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장비와 기술, 원자재 등에 대한 ‘보복성’ 수출 통제 조치를 주고받으며 반도체 공급망이 통째로 흔들리는 상황에서 반도체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로비업체가 중재에 나선 것이어서 미국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사실상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성명은 중국 상무부가 다음달 1일부터 반도체 제조에 필수 원자재인 갈륨,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 시행을 앞두고 있고, 미국이 이달 중으로 보복 조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발표됐다. 미국은 지난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를 시작으로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대중국 수출 통제 검토에 이르기까지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 옥죄기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조치에 반발해 미국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을 제재한 데 이어 갈륨 등 반도체 원자재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 카드를 꺼내 들었다.
로이터통신은 협회를 인용, 지난해 중국의 반도체 구매액은 1800억달러(약 226조8700억원)로 전 세계 반도체 구매액 5559억달러(700조6500억원)의 3분의 1 이상이고, 단일 시장으로는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의 수출 통제 조치는 양국 반도체 시장과 기업에 불이익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인텔은 중국 수출용 인공지능(AI) 반도체 판매를 준비 중이고, 퀄컴은 중국 화웨이에 스마트폰용 반도체를 판매하고 있다. 중국 시장을 겨냥해 범용 AI 반도체를 판매 중인 엔비디아의 경우 미 행정부의 AI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가 실행되면 수출길이 막힌다.
특히 협회의 성명이 오전에 발표된 뒤 협회와 행정부 간 만남이 즉각 성사되면서 그 결과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 행정부와 반도체 기업 간 회동과 관련해 “블링컨 장관은 오늘 면담을 해당 산업 및 공급망 문제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공유하고 업체들이 공급망 이슈와 중국에서 사업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직접 청취하기 위한 기회로 봤다”고 설명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협회 성명에 대한 로이터통신의 질의에 “광범위한 여론 수렴, 동맹 및 파트너 국가, 의회, 업계 등과의 광범위한 조정 등을 통해 우리는 규제를 올바르게 하기 위해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업계에선 이번 SIA의 공개 반발만으론 미국 정부의 추가 제재 시행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지만,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 미국 반도체 업체들도 감당할 수 없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날 “사실상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이후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은 미국 업체들”이라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주력 분야인 메모리반도체에 타격을 입는 데 그쳤다면, 미국은 메모리 외에도 사업 영역이 넓어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규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국 반도체산업 경쟁력도 결국은 중국 시장에 달렸는데, 추가 제재로 중국이 배제된 ‘반쪽짜리 공급망’이 현실화한다면 미국 업체로선 버거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추 부총리는 류쿤(劉昆) 중국 재정부장(장관)과의 면담에서 양국이 상호존중·호혜·공동이익에 기반을 둔 건강하고 성숙한 경제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중 재무장관의 대면 양자회담은 2019년 이후로 4년 만이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이동수 기자, 세종=안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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