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통신망 활용 강화했다는데 오송 참사서 또 무용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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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당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해 재편한 '재난안전통신망'이 이번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서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난안전통신망은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구축 계획이 수립돼 총 1조5000억원을 들여 2021년 가동을 시작했으나 지난해 이태원 참사 당시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이에 정부는 올 1월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종합대책에 재난안전통신망 활용 제고를 주요 과제로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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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람 우려에도 지하차도 통제 안돼…통신망 공조체계 혼선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이태원 참사 당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해 재편한 '재난안전통신망'이 이번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서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스템은 갖췄지만 막상 사고가 닥치니 현장에선 무용지물이었다.
재난안전통신망은 경찰, 소방, 지자체 등 기관이 재난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상황실과 재난안전대책본부, 관련 재난대응기관 간 원활한 소통을 지원하는 전국 단일의 무선 통신망이다. 중앙, 시·도, 시·군·구 단위로 구성돼 운영 중이다.
1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인명피해는 사망 14명, 부상 10명이다. 현재 인근 추가 수색과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인근 미호강의 임시 제방 붕괴 우려로 침수 가능성이 사전에 감지됐지만 관할 기관 간의 소통 문제로 지하차도가 통제되지 않았다. 이번 사고가 인재로 지적되는 이유다.
특히 재난안전통신망 활용을 두고 지하차도 관리기관인 충북도와 경찰, 청주시 등의 입장이 엇갈린다.
당시 상황이 왜 빠르게 전파되지 않았는지, 또 소방당국이 청주시에 미호강 범람 사실을 통보했으나 조치되지 않았는지 여부 또한 미궁에 빠져 있다.
경찰은 112 신고 접수 후 재난안전통신망에 오송 지역 침수 우려 도로 통제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파했다고 밝힌 반면 충북도는 괴산댐 월류로 긴박한 가운데 메시지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행안부는 이날 "청주시 주관 재난안전통신망(청주재난상황01) 통화그룹에 충북도청도 참여자로 포함돼 있어 경찰의 상황 전파를 충북도청이 직접 수신할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혀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충북도가 주관하는 재난안전통신망엔 청주시 등 관계 기관이, 청주시가 주관하는 재난안전통신망엔 충북도와 흥덕구청 등이 참여했다. 흥덕구는 자치구가 아닌 일반구라 청주시 관할 통신망에 포함된다. 행안부는 통신망 참여 구성원 자체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재난안전통신망 표준운영절차에 따르면, 주관자인 시·도 지방자치단체장은 시·군·구 부단체장과 시·도 소방본부장, 지방해경청장, 시·도 경찰청 상황실장 등 주요 참여자로 구성하되 재난 상황에선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재난안전통신망은 상황에 따라 참여자를 초대를 하거나 관련 기관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들어올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재난안전통신망은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구축 계획이 수립돼 총 1조5000억원을 들여 2021년 가동을 시작했으나 지난해 이태원 참사 당시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이에 정부는 올 1월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종합대책에 재난안전통신망 활용 제고를 주요 과제로 포함했다.
행안부는 월 1회 관계기관 합동 재난안전통신망 활용 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 6월부터는 담당자 대상 교육·훈련을 실습 위주로 강화했다. 또 비상상화 시 빠른 대응을 위해 재난안전통신망 참여자들이 하루에 1번 상시 통화하고 있다.
다만 이번 사고에서 기관 간 공조에 재차 문제가 발생하면서 훈련 과정 전반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방 관계자는 "상황이 발생하면 특히 재난 대응 전문이 아닌 일선 공무원은 당황해 판단 체계가 흐려질 수 있다"며 "시스템 체득을 위해 훈련 체계 전반을 다시 한번 보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국무조정실은 오송 지하차도 참사 원인 규명을 위한 감찰에 착수했다. 충북경찰청 역시 전담수사본부를 구성하고 관할 지자체에 대한 전방위 수사에 나섰다.
jy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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