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NCG 출범 “북한 핵공격시 북한정권 종말”

커트 캠벨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가운데)이 1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카라 아베크롬비 NSC 국방·군축 정책 조정관(오른쪽) 및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왼쪽)과 함께 한·미 핵협의그룹(NCG) 공식 출범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핵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협의체인 한·미 핵협의그룹(NCG)이 18일 공식 출범했다. 한·미는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북한의 어떠한 핵공격도 북한 정권의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 커트 캠벨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 카라 아베크롬비 NSC 국방·군축 정책 조정관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NCG 출범 회의 직후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공동언론발표문을 발표했다.

NCG는 지난 4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워싱턴선언’에 따라 신설된 협의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북 확장억제를 강화하기 위해 NCG를 설립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양국 대표단은 공동언론발표문에서 “이번 NCG 출범회의는 미국의 핵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역량에 의해 뒷받침되는 확장억제를 한국에 제공한다는 미국의 공약을 재확인하고 강화하는 기회를 미측에 부여했다”며 “한·미 양국은 한국에 대한 어떠한 핵공격도 즉각적, 압도적, 결정적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보안 및 정보공유 절차 개발, 위기 및 유사시 핵 협의 및 소통 체계, 관련 기획·작전·연습·시뮬레이션·훈련 및 투자 활동에 대한 협력 및 개발 등 한반도상 핵 억제 및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업무체계를 확립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미국 측은 북한이 대한민국을 핵 공격할 경우 즉각적이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조치를 함께 취할 것이며 이는 북한 정권의 종말로 이어진다는 결연함을 보여주었고, 우리 측은 이러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전적으로 신뢰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이제 양국의 확장억제는 NCG를 통해 한국과 미국이 함께 협의하여 결정하고 함께 행동에 나설 수 있는 일체형 확장억제체제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별도의 핵무장을 고려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충분하고도 확실한 한·미 확장억제가 가능할 것이라는 확신이 오늘 들었다”고 말했다.

캠벨 조정관은 “이번 NCG 출범 회의에는 저희들이 야심찬 어젠다를 가지고 미국 정부에서만 핵심 전문가들이 서른 분가량 참여했다”며 “미국 전략사령부, 펜타곤, 국무성, 백악관 등에서 담당 업무를 하고 있는 분들이 참여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저희들의 회의는 저희들의 양국 동맹이 얼마나 심화되어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NCG는 1년에 4번 분기별로 개최되며, 고위급(차관보급) 회의와 실무급 회의가 번갈아서 열릴 예정이다. 다음 실무급 회의는 오는 8월 미국에서 개최될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김 차장은 설명했다. 고위급 회의는 연말 미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날 오전 9시부터 5시간이 넘도록 진행된 회의에서 양국은 우선 통신 체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김 차장은 “필요한 정보를 수시로 보안망으로 교환하고, 협의할 수 있는 의제를 수시로 주고받을 수 있는 통신망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는 핵기획 및 태세 검토, 작전시 미국 핵자산과 한국 비핵자산 작전 계획 구체화, 미 핵 전략자산의 정례적 한국 배치 및 이동, 위기 관리 계획 구체화, 작전 및 활동 강화 등 5가지 분야에 대해 합의했다.

캠벨 조정관은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이 부산항에 기항 중이라는 사실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캠벨 조정관은 “현재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핵전략잠수함이 부산항에 기항 중”이라며 “우리의 확고부동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SSBN이 한국에 기항한 것은 1981년 3월 로버트 리(SSBN 601) 방문이 마지막이었다.

캠벨 조정관은 북의 핵공격시 미국이 핵버튼을 누를 분명한 의지가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가정해서 답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미국이 갖고 있는 일반적인 지침에 대해서는 분명히 말씀드린다. 만약 북이 핵을 사용하게 되면 미국의 대응은 압도적인 것이 될 것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조하고 싶은 건 NCG가 미국 외교에서 거의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라는 것”이라며 “냉전 초기 이후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출범 회의장을 방문해 한·미 대표단을 격려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바이든 대통령께서 북한이 핵 공격을 하면 정권의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듯이, 북한이 핵 사용에 대해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핵 기반의 한미동맹으로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