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리에산책] 꽃과 새, 문자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다 - 현대민화작가 소민김영희
YTN 뉴스퀘어1층 아트스퀘어에서 '소민김영희' 작가의 초대전이 진행되고 있다.
꽃과 새가 어우러진 화조(花鳥)와 더불어 한글 문자, 책거리를 융합해 독창적인 민화를 선보인다.
작가에게 '자연'은 동경의 대상이다. 계절에 따라 수없이 달라지는 자연의 모습은 약동하는 생명력으로 다가와 그에게 영감의 원천이 된다.
특히 화조와 함께 한글 단어를 조합한 '화조 문자 책거리 시리즈'는 해외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꽃책>, <새책>의 작품을 통해 책거리전 유럽투어전시 기회를 얻고, 중국 상하이에서 수교30주년 기념전을, 오스트리아 빈에서 수교130주년 기념 책거리전을 진행하는 등 세계 각지에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소민김영희 작가는 "우리 민화가 옛 멋으로 머무르지 않고 시대를 반영해 현대의 새 멋으로 이어져 갈 수 있길 바란다"는 소망을 밝혔다.
한글 문자와 책이 주는 고귀함, 자연이 주는 행복감 등을 만날 수 있는 작가의 화조의 세계로 초대한다.
나는 '화조화'를 그릴 때가 가장 행복한 작가이다. 아마도 그건 꽃과 새가 주는 생명력의 아름다움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옛 멋은 살리고 새 멋은 모던하게 더해가며, 소중한 우리 민화의 다양한 화목들을 화조화를 중심으로 풀어내며 그린다.
YTN 아트스퀘어 소민김영희 초대전 (7.1 ~ 7.31)
소민김영희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이 궁금하다면 에코락 갤러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소민김영희 작가와의 일문일답
우리 민화 속의 꽃은 단순한 식물이 아닌, 사람들의 소망과 꿈을 담은 대상이다. 절개를 의미하는 매화, 부귀영화나 풍요로운 삶을 상징하는 모란 등으로 선조들의 바람이 녹아들어 있는데, 당시 삶 속의 기쁨과 어려움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전통 민화 속에는 아름다운 모티브가 정말 많다. 작품 속에 어떤 부분은 옛 도상을 그대로 차용하기도 하고, 새로운 도상을 찾아 현대감을 덧입혀 창작도 한다. 조선 시대 민화에 머물러있지 않고, 시대의 흐름과 함께 우리 민화가 이어져 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하고 있다.
이번 YTN 전시에서는 책거리, 화조를 융합한 문자도 등 새로운 현대민화 작품들을 선보인다. 사람들의 소망과 꿈, 길상의 의미가 담긴 작품들을 통해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와 행복감을 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
화조화는 주로 꽃과 새의 그림으로, 사이좋은 암수 한 쌍의 모습은 화합이나 부부금슬, 사랑을 뜻한다.
오래전부터 꽃 그리기를 좋아했다. 피고 지는 꽃은 유한함이 있어 함께하는 시간을 더욱 소중하게 느끼게 하고, 다시금 피어나는 꽃은 반가움과 설렘을 준다. 한 쌍의 새가 날아와 노래한다면 더없이 행복한 모티브가 된다. 꽃이 피고 지는 모든 과정은 우리의 삶과 같지 않나? 화조화는 민화의 보물이자 내게도 귀중한 소재다.
민화를 그릴 때면 내 옷을 입은 것 같은 편안함과 함께 사명감을 느낀다. 민화가 지닌 잠재력을 펼쳐내고자 전통 민화 속의 아름다운 옛 멋을 동시대적인 새 멋으로 풀어내는데 주력하게 됐다. 현대 공간에서도 우리 민화의 단단함이 이어져 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민화를 그린다.
책거리와 화조도를 융합한 새로운 형식의 문자도다.
'문자 책거리 시리즈'는 한글 문자, 책거리 등 다양한 소재와 화목을 중층적으로 연결해 현대적인 미감을 표현하고자 했다. 한글에서 표현하고 싶은 단어를 먼저 선정하고, 그 글자의 모습은 책거리를 모티브로 해서 입체적으로 디자인했다. '꽃, 새, 나, 너, 곁, 범' 등 주로 한 글자 단어를 표현하는데, 글자 속에 그 의미와 느낌을 잘 전달할 수 있도록 꽃과 새, 동물, 자연 등을 조화롭게 담고 있다.
<나>, <너>의 작품을 설명하면, 우리는 살면서 사이가 좋든 나쁘든 '나와 너'라는 관계 속에서 살아가게 되는데 '나'와 '너' 두 글자를 마주 보게 표현해 관계성을 드러냈다. <나>와 <너>에 각각 암, 수의 새들을 그려 넣으면서 두 작품을 나란히 보며 서로의 짝을 찾을 수 있도록 작업했다. 작업 과정에서 한글 '나', '너'의 모음인 'ㅏ'와 'ㅓ'의 모습이 서로를 향해 있는 것을 발견해 더 기쁘게 작업했던 작품이다.
<꽃책>, <새책>은 남편에게 선물 받은 '꽃과 새' 화집을 펼쳐보는 순간, 꽃이 피어오르는 듯하고 새는 날아들 듯한 생동감을 그림으로 옮겨 담고 싶어 그렸던 작품이다. 특히 이 작품을 통해 파리와 스페인 등에서 책거리전 유럽투어전시를 하게 됐고, <새책>은 중국 상하이에서 수교30주년 기념전도 했었다. 시리즈 작품 <곁>은 오스트리아 빈 세계사박물관 벨트뮤지엄에서 수교130주년 기념 책거리전을 1년간 진행하는 소중한 기회를 얻어 더욱 애착이 가는 작품이다.
'봄'은 봄소식을 전하는 철새 도요새와 사랑스러운 후투티 한 쌍을 그려 설렘, 시작의 느낌을 주었다. '여름'은 꾀꼬리와 청둥오리 가족을 그려 즐거운 여름의 풍경을 보여준다. '가을'은 박새와 참새, 단풍과 은행잎, 누렇게 익어가는 벼이삭으로 표현했고, '겨울'은 물까치와 꿩 한 쌍, 동백, 매화, 수선화 등을 그려 넣었다. 이렇게 꽃향기와 새의 풍경으로 사계절의 정취를 담은 그림을 해외에서도 공감할 수 있도록 영문 이니셜 문자도로 나타냈다. 한 쌍의 새처럼 정답게 사랑하며 복되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길상의 의미를 느껴보시기 바란다.
우리 민화가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것에 굉장히 기쁘고, 세계인과 호흡하는 민화 작가로 활동하고 싶다.
이전에는 디자인 전공을 살려, 대기업에서 시각디자이너로 수년간 일했다. 제 아이들을 키우면서 경력 단절의 시기도 있었는데, 그때는 작가 활동이 동경의 대상으로만 보였다. 당시 드라마 '마마'라는 작품에서 배우 송윤아 씨가 민화 작가로 나와 세계에 우리 민화 작품을 알리며 활약하는 모습이 꿈처럼 느껴졌다. 그랬던 나에게 드라마의 내용처럼 해외에서 러브콜을 받는 장면이 실제로 이뤄져 믿기지 않는다. 해외에서 민화 전시에 참여하고, '워너브러더스', '바카라' 등 해외 브랜드와의 협업이 진행됐다. 오스트리아 홈데코 회사 'LEITNER LEINEN'에서는 우리 민화의 꽃 패턴에 관심을 보여 제가 디자인 작업에 참여하는 행운도 얻었다. 앞으로도 다양한 방면에서 꽃과 새, 자연이 주는 행복, 우리 한글과 책이 주는 고귀함 등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세계 모든 이들과 나누고 이어가고 싶다.
YTN 커뮤니케이션팀 김양혜 (kimyh121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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