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 조급한 脫중국은 득보다 실 공급망 의존 낮추고 첨단기술 승부를

송광섭 기자(opess122@mk.co.kr), 임성현 기자(einbahn@mk.co.kr) 2023. 7. 1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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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新차이나 리스크 ◆

미·중 패권 경쟁을 계기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조급한 '탈(脫)중국'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다. 최대 교역국이자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 협력 여지가 큰 만큼 중국에 대한 '디리스킹' 국면을 활용해 산업 전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중 수출액은 1년 전보다 26% 줄어든 602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올해 상반기 대중 수입액(733억달러)은 5%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른 대중 무역적자는 131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 전체 무역적자(263억달러)에서 절반을 차지하는 규모다.

중간재 분야에서 수입이 늘고 수출이 감소한 게 대중 무역적자의 주된 원인이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배터리 산업이다. 국산 배터리 수출이 늘수록 중국산 배터리 소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구조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4월 대중 수입 상위 5대 품목 중 리튬이온 배터리(106%), 산화리튬·수산화리튬(477%) 등 수입액은 1년 전보다 급증했다. 첨단산업 공급망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중국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 구조도 여전하다. 국내 수출 품목 중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관련 제품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중국산 수입은 일부 분야에선 오히려 크게 늘고 있다. 태양광전지(셀)의 국내 보급 물량 중 70%가 중국산이다.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따라 급증하고 있는 전기버스도 중국산이 보급 물량의 44%를 차지하고 있다. 성한경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국의 대규모 지원을 받고 있는 중국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미래 유망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다"며 "한국 기업이 중국과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방법은 결국 기술력"이라고 평가했다.

서비스 산업의 협력 강화를 위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한중 FTA 2단계 협상은 한국 문화 콘텐츠를 포함한 의료·관광 등 서비스 산업의 본격적인 중국 진출이 핵심이다. 한중 양국은 2015년 12월 한중 FTA를 발표하면서 2년 이내에 2단계 후속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사드 배치 이후 갈등이 깊어지면서 논의는 진전되지 않고 있다.

김용준 성균관대 중국대학원장은 "탈중국을 외치지만 인구 14억명으로 연 5% 이상 성장하는 나라는 지구상 어디에도 없다"며 "중국을 벗어나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로 수출 시장을 옮긴다 해도 결국 중국 기업, 중국 제품이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벌이는 반도체, 배터리 전쟁은 한편으로는 한국에 큰 기회"라며 "중국에 대한 디리스킹 국면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고 다른 품목과 시장을 개척하는 동시에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도 계속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송광섭 기자 /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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