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北 어떠한 핵공격도 정권 종말"
캠벨 "수십년만에 美 핵잠
부산항 기항, 핵억제 의지"
핵전략자산 韓 정례배치 등
5가지 분야 구체화 합의
尹 "北, 핵사용 엄두 못내게
한미확장억제력 강화해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 커트 캠벨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은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북한의 어떠한 핵공격도 북한 정권의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차장과 캠벨 조정관은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에서 "한국에 대한 어떠한 핵공격도 즉각적·압도적·결정적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NCG 출범은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한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 한미 양국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핵을 포함해 모든 범주의 역량에 의해 뒷받침되는 '확장억제'를 한국에 제공한다는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했다.
양국은 △기획·핵태세에 대한 검토 △핵 작전 시 미국의 핵 자산과 한국의 비(非)핵자산이 어떻게 합쳐져 함께 작전을 할지에 대한 구체적 계획 수립 △미국 핵 전략자산의 정례적 한국 배치와 이동 메시지 발신 △위기 관리계획과 위기 발생 그리고 이후의 상황 관리 △한미 간 시뮬레이션 훈련과 연습 등 작전·활동 강화 및 한국의 핵 전문인력 미국 파견 등 5가지 분야를 구체화하기로 합의했다.
김 차장은 회의 결과와 관련해 "한국은 핵무장이 필요 없을 정도로 확장억제를 확신한다"고 평가했다. 캠벨 조정관은 NCG에 대해 "미국 외교에서도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라며 "그만큼 북핵 위협이 심각한 도전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고 이에 대처하고자 하는 분명한 의지와 신호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첫 NCG 회의를 개최한 의미를 강화하기 위해 핵잠수함을 부산에 배치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캠벨 조정관은 공동 언론발표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지금 수십 년 만에 미국 핵잠수함이 부산항에 기항 중"이라면서 "이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핵 억제를 지속적이며 강력하게 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일련의 활동"이라고 전했다.
이날 부산 작전기지에는 오하이오급 핵추진 전략핵잠수함(SSBN)인 켄터키함이 입항했다. 이 잠수함은 길이 170m, 폭 13m, 수중 배수량 1만8750t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트라이던트-Ⅱ 약 20기로 무장하고 있다. 미국 SSBN이 한반도에 기항한 것은 1981년 3월 로버트 리 이후 42년여 만이다.
김 차장은 "한미 양측은 NCG가 북한 핵을 억제하고 대응하기 위한 한미 간 핵심 상설기구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정보 공유, 협의체계, 공동 기획·실행을 더욱 확대·심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한미 양측은 북핵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협의하고 핵전략기획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또 핵과 재래식 전력에 대한 정보 공유를 강화하고 어떠한 핵 위기 속에서도 한미 정상 간에 합의가 이뤄질 수 있는 체계와 절차를 마련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캠벨 조정관은 "한미동맹은 역사상 가장 밀접한 우방관계라고 볼 수 있고 이를 통해 70년 동안 놀라운 성공을 거둬왔다"면서 "과거에만 만족할 게 아니라 계속 유지하려는 것이며 북한의 도발 상황에서 침공을 억제하기 위해 가장 강력한 의지와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미 NCG에 일본이 포함될 것이냐는 질문에 캠벨 조정관은 "NCG는 한미 양국 간에 양자적인 노력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미래에는 다른 분야까지 확대해나가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현재 목표는 물샐틈없이 레이저처럼 양자 간 노력에 온전히 집중돼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답해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5시간 동안 진행된 첫 회의에는 윤석열 대통령도 깜짝 방문해 한미 양국 대표단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NCG가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를 통해 고도화되고 있는 북핵·미사일 위협에 빈틈없이 대응해나가야 한다"면서 "북한이 핵 사용에 대해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핵 기반의 한미동맹으로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양측은 우리 국가안보실과 미국 백악관 NSC 차원에서 고위급 회의와 실무급 회의를 번갈아가며 분기별로 개최하는 데 합의했다. 연말까지 최소 2번의 회의가 더 열릴 전망이다.
특히 8월 중 한·미·일 정상회의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제안으로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만큼 그 직후에 한미 NCG 실무회의가 개최될 가능성이 있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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