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영상 유포한다" 협박... 극단선택 내몬 30대 男과 10대 女 징역형

이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불법 촬영한 성매매 영상으로 피해자를 협박해 극단 선택에 이르게 한 30대 남성과 미성년자 여성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명재권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성폭력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촬영물등이용강요, 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 등), 공갈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씨(32)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기관과 장애인 관련 기관에 7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미성년자 A양(16)에게는 징역 장기 2년6개월, 단기 2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이들은 지난 2021년 10월께 피해자 B씨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유인해 조건만남을 하게 한 뒤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또 B씨 휴대전화에 악성프로그램을 설치하고 B씨의 가족과 지인들의 연락처를 빼낸 혐의도 있다.

이씨는 영상을 '형님'이라고 불리는 C씨에게 전달했고 C씨는 "가족과 지인에게 영상을 전달한다"며 B씨를 협박해 현금 수천만원을 뜯어냈다. B씨는 돈을 지급하고도 협박이 이어지자 이를 견디다 못해 지난해 10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가로 이씨는 미성년자의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강압적으로 간음해 아동청소년위계간음 혐의도 받는다. 아울러 이씨는 C씨와 공모해 지난해 8월 성매매 여성 13명과 성관계하면서 몰래 휴대전화로 이 모습을 촬영한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은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됐고 역할을 분담하는 등 조직적으로 진행됐다"며 "몰래카메라, 대포통장, 악성 앱 등 지능적인 범죄 수법을 동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하루하루 극심한 불안 속에 지내야 했고 일부 피해자는 가족들에게 성관계 영상이 전송되는 피해를 입었다"며 "피해자 B씨는 계속된 협박으로 인해 목숨을 끊기까지 하는 참담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