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김성태 “쌍방울 뒤에 경기도, 경기도 뒤에 강력한 대권주자”

김수언 기자 2023. 7. 1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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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피식’ 하자 “형님 비웃지 마세요” 버럭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 /뉴스1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재판에 나와 ‘대북송금은 쌍방울 그룹 뒤에 경기도와 강력한 대권주자가 있었기 때문에 이뤄졌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김 전 회장이 언급한 대권주자는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김 전 회장은 지난 공판에서도 이재명 대표가 모든 정황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신진우)는 18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에 대한 제40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대북송금 의혹을 받고 있는 김 전 회장이 또다시 증인으로 출석해 변호인 측 반대신문에 응했다. 앞서 “입장정리가 되지 않았다”며 증언을 회피하던 김 전 회장은 지난 11일 열린 공판에 나와 작심발언을 했다.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지사를 향해 “이제는 본인도 좀 내려놓을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이날 김 전 회장은 대북송금이 이뤄진 경위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대북송금 사건은 쌍방울 그룹이 2019년~2020년 경기도를 대신해 북한에 스마트팜 비용 500만 달러, 경기도지사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모두 800만 달러를 보냈다는 의혹이다. 이 전 부지사와 김 전 회장 모두 같은 혐의를 받는다.

이날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이 “(이 전 부지사가 대납을 요청한 것이라면) 경기도가 쌍방울에 어떤 걸 해주겠다고 했나”라고 묻자, 김 전 회장은 “향후에 미국의 제재 등이 풀릴 경우, 경기도의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할 수 있다고 했다”고 답했다. 김 전 회장은 “내가 500만불을 주게 되면, 저희 회사와 오랫동안 고생하고 평화부지사가 된 형님 본인도 잘되길 빌었다”고도 했다.

2018년 7월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김 전 회장은 “500만불을 주는 건 평화부지사의 입장이 어려운 것도 있지만, 이재명(당시 경기도지사)이랑 경기도에 잘 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었기 때문”이라며 “쌍방울도 북한에서 제대로 한번 (대북사업을)해보고(싶었다.), 저희 뒤에 경기도가 있고 경기도 뒤에는 강력한 대권주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제 입장에선 10년간 함께 한 형님이 나랏일 하고, 이제 좀 날개 좀 펴는 거 같은데 제가 도와줘야 할 거 아닌가”라며 “(이 전 부지사가)이재명, 이해찬 (당시 민주당)대표하고도 사이가 좋으니, 북측길을 열기로 됐던 것”이라고 했다.

김 전 회장은 2018년 11월 중국 선양에서 북한 측 인사와 만나 500만 달러 대납을 약속했던 상황도 언급했다. 김 전 회장은 당시 김성혜 조선아태평화위원회 실장, 박철 부위원장을 만나 2박 3일 동안 만났다고 했고, 이 과정을 이 전 부지사에게 ‘생중계했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북측 인사들이 ‘약속했던 게 잘 안 돼서 난처하다’며 경기도 차원의 스마트팜 비용 지원 불발을 두고 쓴소리를 늘어놓았다”며 “(이 전 부지사가)우리 형인데, 내가 (500만 달러를)다 해줄 테니까 그만하시라. 나중에 경기도지사가 대통령 될 거고, 그럼 이화영이 통일부 장관이나 비서실장 되면 관계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귀국 후 이런 이야기를 이 전 부지사에게 다 이야기했고, 이를 들은 이 전 부지사는 “남자답다. 역시 김 회장이다”이렇게 반응했다고 밝혔다.

이를 들은 이 전 부지사가 피식하고 웃자,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지사를 향해 “형님, 자꾸 비웃지 마세요. 형님이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았나”라며 버럭하기도 했다.

한편, 이 대표와 이 전 부지사 등은 대북송금 연루 의혹 등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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