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윌커슨 다이나믹 야구인생…수술→냉동창고→독립리그→ML행→82승 투수에 홈런까지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롯데가 새로 영입한 외국인투수 애런 윌커슨(34)은 다이나믹한 야구 인생을 살아온 선수다.
롯데 자이언츠는 18일 "댄 스트레일리의 대체 선수로 2022년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 소속으로 출장한 애런 윌커슨을 영입했다"라면서 "구단은 윌커슨과 총액 35만 달러(연봉 25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에 계약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롯데 구단은 "윌커슨의 패스트볼 움직임이 뛰어나며 변화구의 제구력이 강점으로, 일본 프로 리그의 경험을 통해 얻은 아시아 야구 적응력을 높게 평가했다"라고 윌커슨을 영입한 배경을 설명했다.
윌커슨은 롯데 구단을 통해 "KBO 리그에서 새로운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구단에 감사하다. 리그 최고 인기 구단인 롯데 자이언츠의 일원이 돼 매우 자랑스럽고 기쁘다. 일본 프로 리그 경험을 통해 아시아 문화에도 잘 적응했기 때문에 한국프로야구에서의 선수 생활도 기대된다. 팀의 우승에 기여하기 위해 많은 경기를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윌커슨은 오는 19일 국내에 입국해 필요한 행정 절차와 컨디션 조정을 거친 후 등판 일정을 결정할 예정이다.
정말 우여곡절 끝에 한국까지 왔다. 윌커슨의 야구 인생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다이나믹'이라고 할 수 있다.
윌커슨은 2012년 컴벌랜드대를 졸업했지만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드래프트 지명을 받지 못했다. 대학 시절 오른쪽 팔꿈치를 크게 다치면서 토미존 수술을 받은 이력 때문이었다.
당장 생계를 이어가야 했던 윌커슨은 텍사스주 와코에 있는 집으로 돌아왔고 근처 슈퍼마켓에 취직해 약 6개월 동안 냉동식품 코너에서 야간 근무를 했다. 윌커슨은 훗날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럭에서 짐을 내리고 선반에 짐을 실었다"고 회상했다. 그가 메이저리그 무대에 등장할 때 냉동창고에서 일한 경력이 알려지면서 '프리저(Freezer)'라는 별명이 생기기도 했다.
윌커슨은 그런 와중에 독립리그 구단인 개리 사우스쇼어 레일캣츠로부터 연락을 받으면서 투수로서의 삶을 이어갔고 2014년 7월 보스턴 레드삭스에 입단, 25세의 나이에 마이너리그 싱글A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았다. 어느덧 트리플A까지 올라온 그는 2016년 7월 보스턴이 밀워키 브루어스와 트레이드에 합의하면서 이적을 피할 수 없었다. 당시 보스턴은 펀치력이 있는 내야수 애런 힐을 영입하기 위해 윌커슨과 웬델 리호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오히려 트레이드는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는 지름길이 됐다. 한국시간으로 2017년 9월 16일 마이매미 말린스전에 메이저리그 첫 등판을 나선 윌커슨은 1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잡고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그해 마지막 등판인 10월 2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는 선발투수로 나와 7이닝 2피안타 1실점 호투로 미래를 기약할 수 있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2018년에는 3경기에 나와 1패 평균자책점 10.00에 그쳤고 2019년 역시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31을 남긴 것이 전부였다. 어쩌면 윌커슨의 메이저리그 인생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그해 4월 18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타자로 나와 마이클 와카의 91마일(146km) 포심 패스트볼을 때려 좌중월 솔로홈런을 친 것인지도 모른다. 와카는 현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통산 82승을 거둔 베테랑 선발투수다. 당시 선발투수 코빈 번즈에 이어 구원투수로 나온 윌커슨은 4이닝 5피안타 3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후 강등과 콜업을 반복한 윌커슨은 8월 19일 워싱턴 내셔널스전(4⅓이닝 8피안타 5실점)을 끝으로 더이상 메이저리그에서 투구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2020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마이너리그 개최가 무산되면서 허송세월을 보낸 윌커슨은 2021년 대만프로야구 라쿠텐 몽키스와 계약했지만 역시 코로나19 문제 등으로 인해 합류가 무산됐고 LA 다저스에 합류했으나 트리플A에서 8승 5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활약했음에도 메이저리그 콜업의 기회를 얻지 못하며 어려운 나날을 보냈다.
지난 해에는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에 입단, 당시 일본 언론에서도 그의 심상치 않은 경력을 주목하면서 "헝그리 정신이 무기다"라고 했지만 5승 5패 평균자책점 4.08을 남기고 재계약에 실패하고 말았다. 올해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산하 트리플A에서 뛰면서 3승 2패 평균자책점 6.51을 기록했고 지난 6일 엘파소 치와와스(샌디에이고 산하)와의 경기에서 5⅔이닝 2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남긴 것이 마지막 등판 기록으로 남아 있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 무대까지 입성한 윌커슨. 롯데는 오랜 기간 동안 팀의 마운드를 지켰던 스트레일리를 포기한 만큼 윌커슨이 반등에 앞장서기를 기대하고 있다. 앞서 롯데는 외국인타자 잭 렉스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니코 구드럼을 영입하는 등 후반기 돌입에 앞서 재정비를 마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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