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 뒷처린, 깔끔했어[편파적인 씨네리뷰]
■편파적인 한줄평 : 박정민이, 탁월했어.
시끌시끌 어질러놔도 뒷처리가 깔끔하면 ‘오케이’다. 다소 늘어지는가 싶다가도 결국 유쾌하고 시원한 끝맛을 남기고 마는 류승완 감독은 ‘마무리 구원투수’답다.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진숙’(염정아)과 ‘춘자’(김혜수) 앞에 일생일대의 큰 밀수판이 벌어지면서 벌어지는 해양범죄활극이다. ‘모가디슈’ ‘베테랑’ 등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의 신작이자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고민시, 김종수 등 황금라인업이 포진돼 영화를 완성한다.
전형적인 캐릭터 무비다. 강력한 사건을 중심으로 끌고간다기 보다는, ‘밀수’는 전체를 아우르는 소재일 뿐, 이를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이 저마다 부딪히고 손 내밀며 뒷통수치는 심리전을 따라간다. 이런 특성 때문에 ‘밀수’의 강점과 약점이 명확히 갈린다.
강점은 역시나 캐릭터다. 드넓은 바다를 배경으로 밀수품이 필요한 자, 건지려는 자, 빼앗으려는 자, 단속하려는 자들이 뒤엉켜 다양한 마찰음을 낸다. 여러 인간군상을 보는 재미가 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김혜수, 염정아도 아닌 ‘장도리’ 역을 연기한 박정민이다. 영화 초반과 중후반 최고 큰 폭으로 변화하는 인물이라 그 자체로도 매력적이지만, 이를 소화한 박정민은 러닝타임 129분 내내 ‘장도리’로 살아숨쉰다. 웃음도 그의 몫이다. 김종수가 연기한 ‘이장춘’은 자칫 뻔하고 기능적인 인물로만 남을 수 있었지만, 연륜있는 연기력으로 캐릭터의 빈곳을 채운다. 조인성도 제 몫을 한다.
편집도 속도감있고 경쾌하다. 미술에 힘을 많이 실은 듯 1970년대 특유의 활기찬 레트로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 다만 BGM이 다소 남발돼 몰입을 방해할 수도 있겠다.
반면 캐릭터 표현이 과잉으로 비치면 몰입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은 약점이다. 김혜수가 연기한 ‘춘자’가 그렇다. 극 안에서 변화의 스펙트럼이 큰 인물이라 그 사이 수위 조절이 어려웠을 테지만, 초반 ‘춘자’에게선 김혜수의 과한 계산이 읽히는 듯해 어떤 이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도 있다. 혹은 ‘적당히 상스럽다’는 설정 때문에 만든 떽떽거리는 목소리 톤이 안 맞을 수도 있다. 물론 이는 중반 이후 ‘춘자’에게 깔린 전사로 이해 가능한 부분이긴 하지만, 그 전까지 관객의 마음엔 호불호가 생길 수 있다.
염정아는 잔잔하다. 주인공으로서 어려운 결정이다. ‘진숙’까지도 톤을 높였다면 어지러웠을 뻔했다.
그럼에도 류 감독은 마지막에 제대로 힘주며 깔끔한 엔딩을 선물한다. 이때문에 기분좋게 극장을 나설 수 있다. 시원한 미쟝센과 바닷속 풍경은 덤이다. 오는 26일 개봉.
■고구마지수 : 0.5개
■수면제지수 : 1.0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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