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차단시설 7억 없었나?…충북도, 오송지하차도 '침수위험 없다' 평가

박재원 기자 2023. 7. 1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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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예산 6조원을 가용하는 충북도가 7억원이 없어 대형 참사가 벌어진 궁평2지하차도 진입차단시설 설치를 국비에만 의존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도는 지난 15일 오전 침수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궁평2지하차도 진입차단시설 설치 예산 7억원을 6월29일 행정안전부로부터 배정받았다.

행안부는 2020년 7월 사망자 3명이 발생한 부산 초량지하차도 침수 사고 후 전국 자치단체에서 관리하는 지하차도에 진입차단시설 설치비 지원을 위한 수요조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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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전 설치했어도 무용지물 가능성도 제기
2020년 조사 때 행안부에 '3등급' 회신...지원대상서 아예 제외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17일 오전 충북 청주시 궁평2지하차도에서 배수작업이 한창이다. 2023.7.1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청주=뉴스1) 박재원 기자 = 본예산 6조원을 가용하는 충북도가 7억원이 없어 대형 참사가 벌어진 궁평2지하차도 진입차단시설 설치를 국비에만 의존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더구나 도는 참사가 일어난 이 지하차도에 대해 침수위험이 없다고 평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도는 지난 15일 오전 침수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궁평2지하차도 진입차단시설 설치 예산 7억원을 6월29일 행정안전부로부터 배정받았다.

이 예산으로 오는 8월까지 설계에 들어간 뒤 9월 공사를 발주할 예정이다. 진입차단시설은 호우 발생 때 원격 또는 수동 방식으로 지하차도 진입을 통제할 수 있다. 전광판, 비상방송, 비상전화기, 우회 안내 표지판 설치 등도 사업에 포함됐다.

하지만 이번 참사를 지켜본 도민들 사이에서는 '사후약방문' 식이라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다.

행안부는 2020년 7월 사망자 3명이 발생한 부산 초량지하차도 침수 사고 후 전국 자치단체에서 관리하는 지하차도에 진입차단시설 설치비 지원을 위한 수요조사를 했다.

지하차도별 위험등급(1∼3등급)과 통제기준을 정해 회신하면 위험성과 시급성을 판단해 예산을 배분하기 위해서다.

도 재난안전과는 당시 행안부에 보낸 회신문에서 궁평2지하차도는 위험 등급이 아니라는 식으로 답했다. 침수와 사고 이력이 없어 위험등급 중 제일 낮은 3등급에 해당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궁평2지하차도는 진입차단시설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고, 대신 용암지하차도가 대상에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도는 2021년은 건너뛰고 2022년 말 궁평2지하차도 특별교부세 배분을 요청했다.

그렇지만 교부 대상에서 제외됐다. 규모 4.1 대규모 지진이 발생한 괴산지역이 우선순위에 들면서 궁평2지하차도는 후순위로 밀렸다. 도에서 괴산지역을 우선 지원해 달라고 요구한 영향도 있다.

그러다 올해 두 번째 신청에서 예산 배정이 이뤄져 현재 설계 단계에 있다.

도민들 사이에서는 예산 7억원이 없어 국비 지원에만 매달렸는지 의아해한다. 낯내기 쉬운 현금성 복지사업 등에는 도비를 물 쓰듯 끌어다 쓰면서 도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할 시설 투자에는 인색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진입차단시설을 설치했어도 무용지물이었을 것이라는 결과론도 제기된다.

참사 당시 미호천교 지점은 이미 홍수경보(8m)를 넘어선 계획홍수위(9.2m)의 심각 단계였다. 위험등급 3등급에 해당하는 궁평2지하차도는 홍수경보 단계 때 진입을 통제할 수 있다.

그러나 도는 도로를 통제하지 않았다. 행안부의 지하차도 통제 기준이 있기는 하나 워낙 추상적이어서 도는 자의적으로 지하차도 중심부에 물이 50㎝ 차 올랐을 때를 한계선으로 설정했다.

이미 미호강 범람 위험성이 제기되고, 청주지역 도로 곳곳이 운행이 금지되는 상황이었지만 50㎝ 기준을 충족하지 않아 진입을 막지 않았다.

결국 진입차단시설을 설치했다 해도 충북도의 기준에서는 차도 중심부의 수위가 50㎝를 넘지 않았기 때문에 진입차단시설을 가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컸다는 추론이 나온다.

도 관계자는 "사고 발생하기 전 지하차도에 배수펌프가 가동했고, 물보라가 일어날 정도의 50㎝ 수준에도 도달하지 않았다"고 했다.

ppjjww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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