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30년 전 선동열밖에 못 했던 기록···2023 고영표는 지금 역대급의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스경x인터뷰]
고영표(31·KT)는 볼넷이 적은 투수다. 군 복무를 마치고 다시 KT 국내 1선발로 뛰기 시작한 2021년 166.2이닝을 던져 27개, 지난해에는 182.1이닝을 던지고도 23개밖에 없었다. 지난 2년간, 규정이닝을 채우고 볼넷을 30개도 안 준 투수는 고영표가 유일하다.
위력적인 구위로 삼진을 잡아내기보다는 땅볼로 맞혀잡는 투수인데 볼넷이 워낙 적다보니 볼넷 대비 삼진 비율(삼진/볼넷)이 어마어마하다. 130개 삼진을 잡은 2021년에는 4.81, 삼진이 156개로 증가한 지난해에는 6.78로 모두 리그 1위였다.
그리고 올해는 그야말로 역대급의 투구를 펼치고 있다. 전반기 구원 등판 1경기(0.2이닝)를 포함한 17경기에 나가 103.2이닝을 던진 고영표의 볼넷은 9개뿐이다. 삼진은 73개로 지난 시즌에 비하면 줄었는데 볼넷이 적어도 너무 적어 기록적인 삼진/볼넷을 만들고 있다.
삼진/볼넷은 높을수록 좋지만 6 이상으로 올라가기가 쉽지 않다. 고영표가 지난해 기록한 6.78은 2000년대 들어 2015년 우규민이 기록한 7.00 이후 최고 기록이었다.
그런데 현재 전반기를 마친 고영표의 삼진/볼넷은 무려 8.11이다. 이미 삼진 100개 이상을 잡은 전반기 탈삼진 1~3위 안우진(키움·5.42), 에릭 페디(NC·4.74), 라울 알칸타라(두산·6.29)를 압도한다.
무엇보다 KBO리그가 시작된 이래 규정이닝을 채우면서 삼진/볼넷을 8 이상으로 넘긴 투수는 역사상 단 한 명, 선동열밖에 없었다. 1991년 8.40, 1993년 8.20을 기록했던 선동열 이후 고영표는 현재 역대 3위에 해당하는 삼진/볼넷을 기록 중이다.
고영표는 “삼진은 지난해에 비해서 그렇게 많지 않은데 볼넷이 정말 적어졌다. 볼넷이 워낙 없다는 것을 타자들도 알기 때문에 대부분 3구 안에 승부를 해온다.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친다. 상대가 공략하고 들어오니까 투구수도, 볼넷도 더 적어지는 것 같다. 경기를 할수록 나 역시 수 싸움에 좀 더 신경을 써야 될 것 같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 엄청난 삼진/볼넷은 자연스럽게 고영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로 이어진다. 볼넷이 없으니 투구 수가 적어 긴 이닝을 끌고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고영표는 전반기 선발로 등판한 16경기에서 13차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올해도 리그에서 가장 많다. 그 중 무려 11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10번 이상을 기록한 투수 자체가 고영표밖에 없다. 지난해 28경기에서 21차례 퀄리티스타트를 하고 그 중 퀄리티스타트플러스는 13차례였던 데 비하면 역시 올해 페이스가 대단하다.
시즌 초반 부상 병동이었던 팀이 최하위까지 떨어지면서 고영표는 많이 이기지 못했지만 꾸준히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상의 투구를 유지하고 더 끌어올리면서 올해도 리그 최고 수준의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승운이 그렇게 없었는데도 전반기를 국내 투수 중 가장 많은 8승(5패)으로 마쳤고, 평균자책은 2.78로 리그 5위에 올라 있다.
고영표는 “벌써 퀄리티스타트 플러스가 11개라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기록이다. 많은 이닝을 던지는 것도 좋지만 최소 실점을 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긴다. 사실 5이닝 무실점도 잘 던지는 거지만 팀적으로는 내가 6~7이닝은 던지는 것이 맞기 때문에 후반기에도 목표대로 퀄리티스타트 많이 하면서 좀 더 실점 줄이고 끝까지 경기력이 떨어지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소리 없이, 고영표는 지금 역대급의 투구를 펼치고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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