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핵협의그룹 첫 회의…미 전략핵잠, 42년만에 부산 기항(종합)

나연준 기자 정지형 기자 2023. 7. 1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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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용산서 NCG 공식 출범…"북 핵 공격시 정권 종말"
캠벨 조정관 "북핵 위협의 심각한 도전 미국이 인정"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 커트 캠벨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인도·태평양 조정관이 18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핵협의그룹(NCG) 출범 회의 관련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7.1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나연준 정지형 기자 = 한미 양국은 18일 핵협의그룹(NCG) 출범 첫 회의를 갖고 한국이 별도 핵 무장을 고려할 필요 없을 정도로 확장억제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한미는 북한이 핵으로 대한민국을 공격할 시, 압도적 대응으로 북한 정권의 종말로 이어질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커트 캠벨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확장억제에 대해 분명한 신뢰를 갖고, 능력을 확신한다며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조처를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미국 해군의 '핵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SSBN)이 42년 만에 부산에 입항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8일 NCG 첫 회의 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언론 브리핑을 통해 "한국이 별도의 핵 무장을 고려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충분하고도 확실한 한미 확장억제가 가능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오늘 합의한 주요 내용은 통신 체계 구축"이라며 "필요한 정보를 수시로 보안망으로 교환하고 협의할 수 있는 의제를 수시로 주고 받을 수 있는 통신망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차장은 "오늘 5가지 분야를 식별해 앞으로 구체화하기로 했다"며 △기획 및 핵 태세에 대한 검토 △핵 작전 시 미국의 핵 자산과 한국의 비핵자산이 어떻게 같이 작전할 것인지 계획 구체화 △핵 전력 자산 정례적 한국 배치 또는 이동 △위기 관리 계획, 위기 발생 및 징후에 위기 감소시키는 계획 △작전과 활동 강화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한미 양측은 NCG가 북한 핵 억제와 대응을 위한 한미 간 핵심적 상설 기구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정보 공유, 협의 체계 공동 기획 및 실행을 더욱 확대, 심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며 "양국의 확장억제는 NCG를 통해 한국과 미국이 함께 협의해 결정하고, 함께 행동에 나설 수 있는 일체형 확장억제 체제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한미 양국은 북한의 어떠한 핵·미사일 위협도 억제하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구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차장은 이어 "미국 측은 북한이 대한민국을 핵 공격할 경우 즉각적이고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대응 조치를 함께 취할 것이며, 이는 북한 정권의 종말로 이어진다는 결연함을 보여줬다"며 "우리는 이런 미국 측의 확장억제 공약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 차장은 "핵과 재래식 전력에 대한 정보 공유를 확대하고 어떤 핵 위기 속에서도 한미 정상 간에 합의가 이뤄질 수 있는 체계와 절차를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며 "한미 양측은 미국 핵 작전에 대한 한국의 비핵전력 지원을 위한 공동 기획과 실행 방안을 강화하고, 이를 위해 NCG가 중심이 돼 핵과 관련한 다양한 도상 훈련과 시뮬레이션을 조율하고 이행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이날 회의는 한미 양국 간 핵 기획에 대한 논의였다며 8월 중으로 한미일 정상회담이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차장은 "한미일 정상회의를 미국에서 개최하도록 준비 주이다. 그때는 한미일 3국 간 안보 협력 문제, 기타 경제안보 문제, 교류 등이 포괄적으로 논의될 것"이라며 한미일 정상회담 이후 멀지 않은 때 실무 NCG를 열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캠벨 조정관은 NCG에 대해 미국 외교에서 냉전 초기 이후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라고 평가했다.

캠벨 조정관은 "북핵 위협의 심각한 도전을 미국이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에 대처하고자 하는 분명한 의지와 확신 있다는 신호를 보내야 겠다고 생각한다. 한미동맹의 강력함을 보여주고, 미국은 한국과 함께하겠다는 분명한 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캠벨 조정관은 우리나라 내의 자체 핵 개발 여론을 NCG가 어떻게 불식할 수 있냐는 질문에 "NCG가 출범하면서 협의, 숙고, 교육 같은 내용이 포함되는 포괄적 노력이 장기간에 걸쳐 계속 진행될 것이다. 이런 분명한 의지와 공약을 가시적으로 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부산항에 수십년 만에 SSBN이 기항 중이라고 밝혔다.

핵 미사일 공격이 가능한 SSBN이 한반도에 전개된 것은 1981년 3월 '로버트 리함'(SSBN-601) 이후 42년 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캠벨 조정관은 "미국에서 대규모 사절단이 참여했다는 것이 저희의 확고부동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같은 날 미국의 핵전략 잠수함이 때에 맞춰 부산항에 기항한 것도 한반도 평화·안전 유지는 물론이고 핵 억제라는 것을 신뢰하게 하는 일련의 활동"이라고 덧붙였다.

NCG가 일본을 비롯해 역내로 확대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캠벨 조정관은 "미래에 다른 분야까지 확대해 나가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지만, 현재 목표는 물 샐 틈 없이 레이저처럼 양자 간의 노력에 온전히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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