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남창희 매직 이제 시작"…신동빈이 콕 찍은 롯데맨, 시장도 놀랐다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롯데하이마트의 구원투수로 올해 등판한 남창희 대표가 취임 반 년만에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하며 다시 한 번 실력을 입증했다. 30년 이상 쌓은 직매입 유통 경험을 바탕으로 수익성 강화 전략을 펼친 것이 시장의 예상보다 한 분기 앞서 실적을 전환하는 데 주효했다는 평가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천16% 증가한 78억1천800만원을 기록했다. 1분기엔 258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번엔 흑자로 전환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대비 23.4% 감소한 6천797억원에 그쳤지만, 당기순이익은 2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앞서 시장에선 롯데하이마트의 2분기 매출을 7천807억원, 영업손실은 6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2분기 실적을 바닥으로 롯데하이마트가 실적 개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지만, 당초 전망보다 더 이른 시점에 좋은 성적을 기록하자 시장에서도 놀란 눈치다.
◆'구조조정' 전문가 남창희…경영 효율화 전략 '적중'
이 같은 호실적을 두고 업계에선 남 대표의 남다른 경영 감각이 빛을 발했다고 봤다.
정통 롯데맨으로 꼽히는 남 대표는 직전 롯데슈퍼 대표를 맡아 2년간 점포 100여 개 이상을 폐점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 전략을 통해 확연한 실적 반등을 이끌어낸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실제 롯데슈퍼는 2019년 1천4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으나 2020년 남 대표가 선임된 후 점포 효율화 작업이 진행되면서 결국 작년 말 적자 규모를 50억원까지 20배 이상 축소시켰다.
이를 통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신임을 얻은 남 대표는 지난해 12월 정기 인사를 통해 롯데하이마트의 위기를 타계할 적임자로 지목됐다. 당시 롯데그룹은 남 대표를 선임한 이유로 "30년 이상의 직매입 유통 경험을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과 전자제품 전문 1위 기업의 위상을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남 대표는 슈퍼에서 성공한 경영 효율화 전략을 롯데하이마트에도 그대로 적용시켰다. 롯데하이마트의 실적 부진이 일회성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라고 봤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오프라인 가전 판매가 주력인 롯데하이마트 입장에서 프리미엄 가전은 백화점에, 가성비 제품은 이커머스로 수요가 분산되는 환경 변화가 급격한 수익성 악화를 야기했다는 분석이다.
◆체질 개선 주력한 남창희…롯데하이마트 변화 '가속'
이에 남 대표는 롯데하이마트의 본질적인 체질 개선에 주력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상품 운영 ▲점포 경쟁력 강화 ▲물류 효율화 ▲서비스 확대 등 롯데하이마트 사업 전 분야에서 많은 변화도 보였다.
특히 롯데하이마트는 상품 도입 시기, 판매 추이를 기준으로 등급화 해 관리하는 새로운 상품 운영 체계를 정립했다. 이를 바탕으로 신상품 도입 및 발주 프로세스를 개선, 2분기 재고 금액을 전년 동기 대비 27% 가량 축소하는 등 재고 건전화를 추진했다. 나아가 신상품과 인기 상품 비중을 확대하는 등 질적 우량화에도 집중했다.
또 롯데하이마트는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점포 리뉴얼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까진 오래된 점포의 30% 가량을 리뉴얼했다. 앞으로는 구매 빈도가 높은 생활·주방가전 및 모바일 상품군을 강화하고, 상권별 생활 밀착형 상품 개선 등을 중점적으로 반영해 내년 말까지 100여 개 점포를 리뉴얼할 계획이다.
남 대표는 안 되는 점포는 폐점하며 비용을 줄이는 데도 집중했다. 그 결과 롯데하이마트는 상반기에만 24곳을 폐점했다. 지난해 말 391개였던 매장 수는 367개 수준으로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이 작업을 통해 적자가 50억원 가량 줄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롯데하이마트는 하반기에도 상권과 수익성을 검토해 적자가 발생하는 점포들을 순차적으로 폐점할 예정이다.
인력 줄이기를 통한 비용 절감에도 적극 나섰다. 지난해 말 롯데하이마트는 10년 차 이상 또는 만 50세 이상 직원 중 희망퇴직자를 대상으로 최대 24개월 월급 수준의 위로금과 재취업 지원금 1천200만원을 지급했다.
이 같은 체질 개선을 바탕으로 롯데하이마트는 수리·클리닝·이전설치·보증보험 등 고객의 가전 구매 생애 주기를 밀착 관리하는 '홈 토탈 케어 서비스'를 확대해 실적을 더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조만간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각종 케어 서비스들을 쉽고 편리하게 상담 받을 수 있도록 리뉴얼 점포에 전용 상담 창구 '홈 만능해결 센터'도 설치할 예정이다. 더불어 가성비를 중시하는 고객을 위해선 자체브랜드(PB) '하이메이드' 개발을 강화할 계획이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도 온라인은 직매입 중심으로 쇼핑몰을 강화하는 등 체질 개선 작업에 주력해 수익성 제고에 힘쓴 결과 좋은 실적을 거뒀다"며 "앞으로도 오프라인 채널이 가진 강점을 온라인 비즈니스 영역과 연계해 차별화 콘텐츠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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