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 스퀴즈에 백기 든 JP모간"…에코프로 공매도 떨고있니(종합)
쇼트 스퀴즈와 주가 급등 순환 현상 발생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에코프로(086520)가 주당 100만원을 넘기며 코스닥 시장에서 16년 만에 '황제주'에 등극했다. 에코프로 투자자들은 환호하고 있지만, 이 회사의 주가 하락에 베팅했던 공매도 기관들은 울상이다.
JP모간이 100만원이 넘은 에코프로 주식을 하루에 8만주 넘게 매수했는데, 증권가에선 '울며 겨자먹기'로 빌린 주식을 되갚아야 하는 '쇼트 스퀴즈'(숏 스퀴즈)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JP모간보다 공매도 잔고가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되는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골드만삭스에서 쇼트 스퀴즈가 나올 경우 에코프로 주가는 더 오를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전일 대비 11만9000원(11.91%) 오른 111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는 이날 장 초반 15% 가까이 급등하며 114만8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올해 1월2일 11만원이던 주식이 7개월 반만에 111만8000원으로 10배 넘게 올랐다. 상승률로는 916.36%다.
에코프로는 지난 13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 랠리를 펼쳤다. 증권가는 최근의 주가 급등이 공매도 기관의 '쇼트 스퀴즈'에 따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이날 외국인은 에코프로를 총 2492억원어치 사들였다. 주요 거래원으로는 JP모간이 8만7126주 매수한 것이 주목을 받았다. 전체 외국인 순매수량 22만8428주 중 3분의1을 넘는 수준이다.
JP모간은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 대량보유자' 중 하나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 대해 없는 주식을 빌려서 미리 판 뒤, 추후 실제로 주가가 하락하면 싼 값에 빌린 주식을 사서 되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올리는 투자기법이다.
즉 주가 하락에 베팅한 JP모간이 111만원을 넘긴 에코프로를 하루에 8만주나 대량으로 매수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JP모간이 주가 급등으로 인해 그간 보유했던 공매도 잔고를 강제로 청산하는 '쇼트 스퀴즈'가 발생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는 지난 13일 기준 136만2377주로 전체 주식의 5.12%가 공매도로 잡혀 있다.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는 연초 50만주 선이었다가 주가가 급등하던 4월부터 빠르게 증가해 6월1일엔 180만주를 넘겼다. 잔고 기준으로 연초 대비 260%나 급증한 것이다. 그러던 것이 7월에 130만주로 줄었다. 즉 잔고 상환이 이뤄진 것인데, 해당 시기가 주가 급등기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쇼트 스퀴즈가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
일반 주식거래는 평가 가치가 0원이 될 경우 원금을 모두 날리는 수준이지만 공매도는 손실이 무한대로 커질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 주가가 상승하는 만큼 손실로 잡히기 때문이다. JP모간이 만약 지난 4월 에코프로 주가가 50만원 선일 때 공매도 포지션을 잡았다면 현재 손실은 200%가 넘는다.
그럼에도 외국계 기관은 막대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주가가 떨어질 때까지 버틸 여력이 있다. 실제로 손실을 감내하며 90일 이상 장기 공매도 포지션을 유지하는 기관도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쇼트 스퀴즈가 발생하는 것은 '상환 의무' 때문이다.
외국계 기관은 공매도 상환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는 대신, 빌려준 주식의 원 주인이 해당 주식을 차익실현 등의 이유로 매도하려 할때 즉각 상환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반면 개인은 대주(공매도를 위해 주식을 빌리는 것)를 하면 상환기한인 90일 이내엔 갚지 않아도 된다. 또 90일씩 여러번 상환기한 연장 신청도 할 수 있다.
이번에 에코프로에 대한 쇼트 스퀴즈가 나오는 것은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대규모 차익실현 욕구가 나왔고, 이에 따라 공매도를 쳤던 외국인과 기관이 울며 겨자먹기로 주식을 상환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파악된다.
증권가는 앞으로 쇼트 스퀴즈가 더 나올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JP모간보다 공매도 잔고 물량이 더 많은 모건스탠리와 메릴린치, 골드만삭스가 여전히 공매도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쇼트 스퀴즈가 날 경우 공매도 기관은 주식을 시장에서 사서 되갚아야 하는데, 매도 물량이 거의 없기 때문에 매수 호가를 계속 올릴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주가 급등 현상이 나타난다"면서 "쇼트 스퀴즈와 주가 급등이 순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에서는 지난 2020년, 게임회사 게임스톱과 영화관 체인 AMC 주가가 급등하면서 쇼트 스퀴즈가 발생, 주가가 1000% 이상 상승하는 결과를 낳은 적이 있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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