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단기수익 집중"…보수체계 개선·신뢰 제고 '과제'

오정인 기자 2023. 7. 1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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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연구원이 18일 오후 은행회관에서 '보험산업의 장기비전 경영을 위한 과제'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은 종합토론에 참석한 (왼쪽부터)한상용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김재현 상명대 글로벌금융경영학부 교수, 배홍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 김병덕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신상훈 금융위원회 보험과장, 오성혁 삼성화재 기획1팀 상무, 장권영 보스턴 컨설팅그룹 MD파트너, 조성빈 농협생명 위험관리책임자(CRO).]

보험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보험사들이 단기수익과 외형성장보다는 지속가능성 및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이를 위해 단기성과 달성에 초점이 맞춰진 경영자 보상체계를 개편하고, 보험사 신뢰도 및 소비자 만족도지수 개발이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한상용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8일 오후 열린 '보험산업의 장기비전 경영을 위한 과제' 세미나에서 "최근 고령화와 저성장 기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 보험산업을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 변화 속에서 보험사들이 단기 성과만 추구하는 것은 재무건전성과 생존 등에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며 지속가능성 및 기업가치 제고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한 연구위원은 "보험사 경영진이 임기 내 양적인 수익창출과 단기 시장점유율 확대에 몰두하는 단기 실적주의는 보험상품 개발, 보험모집, 자산운용 및 리스크 관리 등 다양한 측면에서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보험사들이 장기보다는 단기 경영전략을 수립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는 ▲단기성과 달성에 초점을 맞춘 경영진 보상체계 ▲2~4년 가량의 보험사 경영자 임기 등을 꼽았습니다. 

한 연구위원은 "중장기적 성과와 직접적으로 연동되는 성과보수 비중을 높여 보수와 성과 사이 밀접한 상관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주식 기반 성과급을 확대하면 경영진들이 중장기적 실적 개선과 주주 및 이해관계자 요구에 부응하는 경영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보수의 산정기준 및 공식을 공시해야 하며 개별 임원, 특히 CEO에 대해서는 총보수뿐만 아니라 보수의 구성요소, 평가 기준 및 적용에 대한 사항을 상세히 공시하는 것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경영진의 임기와 경영성과간 상관관계 분석을 통해, 수익성과 가치 제고를 위해 경영진이 일관되고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충분한 재임기간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제언했습니다.

다른 금융업권에 비해 소비자 신뢰가 현저히 낮은 보험업권 특성상 소비자 신뢰 제고 필요성도 주요 과제로 지목했습니다.

한 연구위원은 "다른 금융업권 상품에 비해 보험이 상대적으로 상품구조가 특이하고 복잡하며 종류도 다양하다"면서도 "국내 보험산업의 소비자 신뢰도가 다른 국가에 비해서도 유독 낮은 수준으로 조사된 만큼, 보험업 특성상 한계적 요인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사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비자 신뢰 제고를 위해선 ▲부지급 등 보험금지급 관련 분쟁 감소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신속성, 편의성 등 제고 ▲어려운 보험용어 전면 개편 ▲보험사 신뢰도지수 및 소비자 만족도지수 개발 및 공시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종합토론에 참석한 패널들도 장기적 관점에서 경영비전을 수립하고 이를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습니다. 

김재현 상명대 글로벌금융경영학부 교수는 "인사관리 차원에서 (계열사들 간 경영진을) 로테이션시키는 경우도 있는데 영미권 보험사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형태"라며 "장기적 효과와 가치 창출에 좀 더 중점을 둔 변혁적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보험업계에서도 올해 새 국졔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관점이 바뀌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오성혁 삼성화재 기획1팀 상무는 "새 회계제도 도입이 단기 수익보다는 장기적 경영을 이끌어내는 하나의 큰 틀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IFRS17 도입과 함께 회사가 가장 크게 문제 의식을 가지고 추진한 것이 바로 장기적 비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를 위해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해외진출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아시아가 아니라 선진시장에 진출해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조성빈 농협생명 위험관리책임자(CRO)는 "새 제도 도입으로 단기 손익 중심보다 장기적 보유가치, 미래가치 경영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보험 유지율도 과거엔 13회차, 25회차 정도를 비교공시했는데 이제는 60회차 이상으로 바뀌었고, 회사가 그에 걸맞는 능력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최소 3~5년 손익을 바라봐야 하는 만큼 장기적 관점이 우선시됐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같은 장기 비전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선 소비자 신뢰 제고에 대한 업계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습니다. 

장권영 보스턴 컨설팅그룹(BCG) MD파트너는 "소비자 입장에선 불완전판매와 같은 영업의 폐해, 고객 니즈에 부합하지 않은 상품과 서비스에 그 이유가 있다"며 "신계약 중심이 아닌 고객관리, 유지중심의 핵심성과지표(KPI)를 검토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습니다.

배홍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은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전문인력, 자격증 제도 등을 도입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라며 "뿐만 아리나 소비자 보호제도가 얼마나 잘 이뤄지고 있는지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도록 인지시키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종합토론 마지막 패널로 나선 신상훈 금융위 보험과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보상체계와 관련해 보험업권 뿐만 아니라 은행 든 전 금융업권에 대해 제도개선 후속작업이 있다고 알고 있다"며 "지배구조법 관련 사항이기 때문에 큰 틀에서 (개편이)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보험업계에선 국내 시장이 포화됐다고 보고 사업을 다양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면서도 "업계와 이야기할 때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지 논의하다보면 벽에 부딪히는 부분이 많은데 보험서비스와 연계될 수 있는 부분이라면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소비자 신뢰 제고와 관련해선 "금융감독원 민원 통계를 보면 절반 이상이 보험 민원인 만큼 신뢰도 제고가 필요하다"며 "판매 채널에 대한 근본적 해결이 필요하고, 상품을 개발할 때도 좀 더 단순화하고 이해가능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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