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색으로 포장할까' 스레드 활용에 고심 깊어진 언론사

박재령 기자 2023. 7. 1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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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 기반 새 SNS '스레드', 또다른 언론 주력 플랫폼 될까
현재 신문사 위주 진출, 트위터처럼 기사 요약·링크 올리는 방식
담당자들 "스레드 탐색중… 콘텐츠 형식 달라질 수 있다"
정치뉴스 선 그은 메타, 어뷰징·가십성 기사 난립 가능성도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 스레드. ⓒ 연합뉴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새 SNS '스레드'는 텍스트 기반인데다 기사 링크로 홈페이지 직접 유입이 가능해 언론사에겐 매력적인 기사 유통 창구다. 몇몇 신문 매체가 이미 계정을 만들어 트위터와 유사한 방식으로 기사를 게재하고 있다. 하지만 메타의 정책 방향이 트위터와 다르고, 스레드 문화가 자리잡히지 않아 각 언론사는 어떤 종류의 콘텐츠를 올릴지 아직 지켜보고 있다. 일각에선 포털 때처럼 어뷰징 기사가 난립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 스레드에 뛰어들기 시작한 언론사들. 왼쪽부터 연합뉴스, 조선일보 논설위원실, 중앙일보. 사진=스레드 갈무리

'스레드' 출시 직후부터 언론이 뛰어들고 있다. 중앙일보는 18일 기준 6074명의 팔로워를 모았고 경향신문은 1023명의 팔로워를 모았다. 이외에도 한국일보, 한국경제 등 신문사들과 연합뉴스, 뉴시스, 뉴스1 등 통신사들이 공식 계정을 만들었다. 조선일보는 논설위원실 이름으로 계정을 만들었다.

대부분은 트위터처럼 기사를 간단 요약하고 링크를 함께 싣는 방식으로 업로드하고 있다. 팔로워가 가장 많은 중앙일보는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트위터 게재 없이 스레드에 기사를 올리고 있다. 중앙일보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인스타그램과 연동되기 때문에 기존 팔로워들이 따라온 경향이 있다”며 “트위터 게시물이 안 올라오는 건 트위터 정책이 변경돼서 내부 조정하는 것이지 중단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정치뉴스 이외의 것들이 주로 올라오는 한국일보 스레드. 사진=스레드 갈무리

게시물의 성격은 언론사별로 조금씩 다르다. 조선일보는 논설위원실 명의로 사설, 칼럼 등 정치적 주장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일보는 비정치 분야의 숏폼 영상과 오디오 콘텐츠를 비롯해 정신의학 칼럼, 할리우드 배우를 소재로 한 뉴스 등 정치뉴스가 아닌 분야의 기사를 올린다. 김민성 한국일보 미디어전략부장은 통화에서 “아직 어떤 콘텐츠를 주력으로 올릴지 결정하지 않았다.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중앙일보 관계자 또한 “아직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기존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방식들이 있는데 그것에 준할지, 아니면 스레드만의 특성이 따로 있는지 보고 있다”며 “페이스북도 처음엔 언론 매체에 적합한 듯 보였지만 결국 인플루언서 놀이터처럼 변한 측면이 있다. 그런 것들을 모두 고려하면서 고민 중인 상태”라고 말했다.

정치이슈와 선 그은 스레드에 “어떤 SNS 될지 아직 몰라”

▲ 스레드 서비스 화면. 자료=메타

언론이 고민을 하는 이유는 '스레드'의 특징이 아직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두 문장의 '마이크로 블로깅' 형태라는 점에선 트위터와 유사하지만 인스타그램과 연동되기 때문에 신문사가 강점으로 가지고 있는 '하드뉴스'(정치·경제)가 잘 유통되지 않을 우려가 있다. 더군다나 인스타그램 CEO가 정치 뉴스에 편향적인 댓글이 있을 경우 그 뉴스를 공유시키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치뉴스가 주로 유통되는 트위터와 명확한 구분을 지은 것이다.

강정수 미디어스피어 이사는 “메타가 그동안 허위정보를 잘 걸러내지 못했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이 문제가 끝나지 않았는데 또 새로운 SNS를 여는 것에 대한 비판이 있기 때문에 이런 정책이 나온 것”이라며 “트위터처럼 극단적으로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기사는 댓글을 분석해 막겠다고 했고, 명시적으로 정치 등 하드뉴스를 유통시키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알고리즘에 덜 뜨게 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민성 한국일보 미디어전략부장은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어울리는 것들이 있다고 해도 스레드가 잘 맞을 것 같지는 않다. 하드 뉴스에 열심히 호응해주던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있는데 그들이 (지금까지) 얼마나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으로 갔을까 생각하면 어떤 선이 느껴진다”며 “(스레드 역시) 인스타그램 유저의 특성을 타고 갈 것이라 본다. 기존 인스타 이용자 특성 속에서 공개적인 텍스트에 답글을 달게 할만한 수요가 무엇이 있는지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라이프스타일' 강조 분위기, 가십 기사 난립 우려도

▲ 스레드에 진출한 위키트리와 인사이트. 인사이트는 다수 계정을 개설해 놓았다. 사진=스레드 갈무리

언론사 입장에선 '저널리즘'적 고민이 들 수밖에 없다. 스레드 알고리즘이 연성뉴스를 선호하면, 가십 위주의 어뷰징 기사들이 적극적으로 유통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미 위키트리, 인사이트 등 어뷰징을 지적 받았던 매체들이 많은 팔로워를 가진 채 스레드에서 활동하고 있다. 기성 언론이 이를 그대로 따라가면 기존 포털에서 가졌던 문제점을 그대로 안게 된다.

김민성 부장은 “원래 인스타나 틱톡 커뮤니티는 신문사와 그렇게 잘 맞지는 않았다. 영상 기반이 있는 곳이 엔터테인먼트 중심으로 하거나 사건 사고 영상을 올렸지만 신문사들은 돌파구를 찾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며 “아직 스레드가 완성 버전이 아니다. DM(다이렉트메시지) 기능도 들어오고 하면 언론이 프라이빗한 소통을 하는, 소규모 커뮤니티를 만들 수도 있고 여러 실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강정수 이사는 “'라이프스타일' 등 연성 기사가 꼭 가십으로 흐르는 건 아니다. 예를 들면 스레드, 트위터에 대한 글이 라이프스타일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며 “어뷰징 기사가 스레드에서 난립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아직 데이터가 공개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 뉴욕타임스의 스레드(왼쪽)와 트위터(오른쪽). 뉴욕타임스의 트위터 팔로워수는 5500만 명에 달한다. 사진=스레드, 트위터 갈무리

스레드가 유효한 뉴스 유통 플랫폼이 될 수 있을지 여부는 각 사의 전략에 달려 있다. 강정수 이사는 “해외 언론사들은 현재 적극적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물론이고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 등 경제지도 다 들어가 있다. 심지어 독일은 공식적으로 스레드 서비스가 불가능하지만 VPN 우회를 통해 계정을 만든 상태”라며 “뉴욕타임스의 경우 라이프스타일이나 에세이 등 잔잔한 글들이 많이 보인다. 국내 언론사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민성 부장은 “SNS는 이제 트래픽보다는 브랜딩을 하는 곳이다. 이 신문사는 이런 색깔, 생각을 가지고 있구나 느끼게 해주는 게 핵심 가치”라며 “트위터는 뉴스를 빨리 전달해주는 곳, 페이스북은 칼럼 등 긴 흐름의 생각을 볼 수 있는 곳, 인스타그램은 젠더, 기후 등 일상과 가까운 곳, 이런 식으로 플랫폼별로 좀 다르게 가져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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