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일본으로" 그렇게 빠졌는데.. 제주, 48만 명이 발 돌린 이유는?
공항 이용객도 줄어.. 해외 선호↑
제주 등 내국인 급감.. 항공 비롯
"고물가 '가격 경쟁력' 제고 시급"
'엔저' 일본행, 동남아 이탈 계속
코로나19 종식 선언 이후, 해외로 빠지는 발길은 넘칠 정도로 급증세인데 제주를 찾는 발길은 위축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집중되는 항공노선 만큼이나, 줄어든 국내선 공급 좌석 등 하늘길 여건이 한몫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더불어 고물가 추이 속에 가격 경쟁력마저 위태위태해 관광 입지가 더 좁아지는게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더해지고 있습니다.
오늘(18일) 제주자치도에 따르면 1~6월 상반기 제주 기점 국내선 공급 좌석의 경우 1,534만 6,789석으로 지난해 1,654만 942석보다 119만 4,153석 감소했습니다.
업계에선 항공사들이 일본 등 국제선 공급 좌석을 늘리면서 국내선 편성이 줄어든데서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공항 이용객도 감소세입니다.
올들어 6월까지 제주공항 국내선 이용객은 1,405만 204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60만 6,803명보다 55만 4,754명 줄었습니다.
반면 국제선 공급 좌석은 지속 증가세입니다.
지난해 4,915석에서 올해 47만 6,281석으로 97배 가까이 폭증세를 기록했습니다.
여기 부응해 이용객만 해도 지난해 2,066명이었던게 올해 37만 6,972명까지 크게 늘었습니다.
내국인 관광객은 부진을 면치 못합니다.
지난해 내국인만 1,400만 명 가까이(1,380만 명) 몰리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게 무색하게, 제주 방문 내국인 관광객은 올들어 감소세를 이어가는 실정입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어제(17일) 기준 제주를 찾은 국내 관광객은 697만 9,494명으로 지난해 745만 176명보다 48만 명(-6.3%) 줄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외국인 관광객은 26만 3,015명으로 지난해(2만 7,742명)보다 9.5배 수준 늘었습니다.
전체 관광객은 724만 2,509명으로 지난해(747만 7,918명)보다 23만 명(3.1%) 감소했습니다.
이 같은 국내 관광시장의 부진은, 지속적인 해외행으로 이탈과 잦은 기상 악화에 따른 결항 등 내·외부 변수와 고물가 등 영향으로 보고 있습니다.
물론 해외여행이라고 물가나 비용 부담이 없는게 아니지만 ‘같은 값’이면 해외로 나서겠다는 소비심리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실제 한국공항 제주공항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기상 악화로 인한 제주 국내선 결항편은 902편에 이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465편)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코로나19 이전 2019년(227건)과 비교해선 3배 이상에 이를 정도입니다.
더불어 설 연휴기간에는 폭설, 봄철 강풍 등 악기상으로 잦은 결항사태가 이어졌습니다.
‘가격’, ‘물가’까지 맞물리면 제주 입지엔 불안 요소가 더해질수 밖에 없습니다.
상반기 제주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의 ‘2022년 제주도 방문관광객 실태조사’ 결과만 봐도 내국인 관광객의 제주여행 평균 만족도는 3.95점(5점 만점)으로 2021년 조사(3.88점)보다 높았지만 2020년 조사(3.96점)보다 낮아졌습니다.
숙박이나 음식 맛과 서비스, 관광지 편의성 등에선 전년보다 향상됐지만 여행 경비 만족도가 가장 낮아 전년 대비 0.34점 상승한 3.16점에 그쳤습니다.
관광 가격과 관광지 물가 등 여전히 ‘고비용’ 관광지라는 불신이 고착된 결과로 나타나, 업계 전반에 걸친 요금과 서비스 개선 노력이 필요하단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또 가까이는 제주관광공사의 ‘2022년 여름시즌 제주여행 계획·추적조사’에서도 제주도 여행 물가가 평균 3.0 이하 평가를 받았습니다.
음식 가격 등에 대한 불만족률이 47%로 가장 높았고 여행자의 62.0%가 ‘다른 관광지 대비 제주가 비싸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62.2%는 ‘물가가 제주도 재방문에 영향을 미친다’고까지 생각했습니다.
2명 중 1명 이상이 '비싼 물가'(53.6%)를 우선 개선점으로 꼽을 만큼 비용에 대한 불만족 수준이 높았습니다.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팬데믹 시기를 맞아 국내, 특히 제주로 몰리는 관광객 대응을 위해 제주 노선에 항공편이 집중됐던게 해외로 분산되면서 내국인 관광객 이탈 속도가 빨라지는 추세”라면서 “특히 최근까지도 엔저(엔화 약세) 현상이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물가가 저렴한 일본과 동남아 방면으로 여행객 유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고-재팬(GO-JAPAN)’ 수요 역시 꾸준히 이어져, 국내 황금 노선으로 꼽히는 ‘김포~제주’ 노선 입지를 흔들 정도가 됐습니다.
국토교통부의 항공 통계에 따르면 지난 1~6월 우리나라와 일본 노선 이용객(유임·무임·환승 합산)은 850만 1,488명으로, 같은 기간 김포~제주 노선 이용객(798만 674명) 대비 52만 814명(6.53%) 많았습니다.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중에는 한국인이 가장 많아,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 1∼5월 방일 한국인이 258만 3,000여 명으로 전체 방일 외국인 중 29.9%를 차지했습니다. 3명 중 1명 꼴로 한국인으로 나타났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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