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여자 축구 대표팀 “같은 업적에 남자 4분의 1 상금”…자국 개최 여자 월드컵 앞두고 성별 격차 해소 촉구
여자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호주 대표팀 선수들이 월드컵 상금에서 성별 격차와 일부 국가의 단체 교섭권 부재를 비판하고 나섰다.
호주 여자 축구 대표팀 선수 23명 전원이 호주프로축구선수노조(PFA)가 17일 공개한 문제 해결 촉구 영상에 등장해 힘을 보탰다고 디애슬레틱 등이 보도했다.
이 영상에서 호주 대표팀 미드필더 클레어 휠러(에버턴)은 “736명의 축구 선수들이 가장 큰 무대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많은 선수가 단체 교섭을 할 기본적인 권리마저 거부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국 A-리그 시드니FC에서 뛰는 호주 대표팀 공격수 코트니 바인은 “호주 여자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여전히 축구를 정규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서 예전에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아르바이트할 필요가 없다”고 지난 아픈 과거를 꼬집었다. A-리그의 선수 최저 임금은 2022~2023시즌에 1만6344달러에서 2만608달러로 인상됐고, 2023~2024시즌에는 2만5000달러로 인상될 예정이다.
호주 대표팀의 다른 선수 타메카 얄롭(브란)은 “우리는 단체 교섭을 통해 한 가지 예외를 제외하고는 남자 대표팀과 같은 조건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면서 “국제축구연맹(FIFA)은 여전히 같은 업적에 대해 남성의 4분의 1에 불과한 상금만을 제공한다”면서 성별 격차를 지적했다.
20일 막을 여는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의 총상금은 1억1000만달러(약 1385억원)로 2019년 대회보다 300% 증가했지만, 지난해 카타르에서 열린 남자 월드컵의 4억4000만달러에 비하면 매우 작다. 남자 축구보다 여자 축구의 인기가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시청 인구 대비로 비교해도 낮은 금액이다. 카타르 월드컵 시청 인구는 약 50억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번 여자 월드컵 시청 인구는 20억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BBC는 이번 월드컵이 전 세계 여자 축구 선수들이 남자 선수와 동등한 임금을 받기 위한 투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나이지리아부터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캐나다에 이르기까지 여러 대표팀과 축구협회 간에 보너스와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원칙을 두고 대립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대표팀은 이번 대회 직전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불참하겠다며 각국 협회를 압박하기도 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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