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하이텍 추진하는 LFP배터리 재활용 '리스크 뭘까'
메탈가격 변동성 관건…보조금 정책 필요 목소리도
전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국내 배터리 재활용 업체도 분주하게 대응하는 모양새다. 국내 배터리 셀 제조사가 뒤늦게 LFP 개발·양산에 나선 데 이어 성일하이텍 등 재활용 업체도 LFP 폐배터리에서 자원 추출 기술을 개발하는 등 미래사업 준비에 한창이다.
재활용 업체도 LFP 시장 진출
김형덕 성일하이텍 이사는 18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1회 배터리 리사이클링 데이 2023'에서 "성일하이텍은 그간 축적해 온 기술을 기반으로 LFP 배터리에서 리튬뿐 아니라 인산·철까지 확보하는 재활용 공정을 구축하고자 한다"며 "리튬 선택적 침출 기술을 이미 확보했고 인산·철을 배터리 원료물질로 사용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말했다.
LFP는 리튬·인산·철을 주원료로 하는 배터리다. 에너지 밀도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는 낮고 무게도 무겁지만 가격이 저렴하다. 다만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금속 가치가 낮고 회수 비용이 높아 재활용에 적절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김 이사는 "리튬·인산·철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LFP 재활용의 가치도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보고, 성일하이텍은 선제적 양산 기술 확보를 통해 기술력을 갖춰 LFP 배터리 재활용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일하이텍의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은 폐배터리에서 리튬과 인산·철을 모두 회수하는 것이 특징이다. 먼저 배터리에서 리튬을 선택적으로 침출해 탄산리튬, 수산화리튬 등 리튬 화합물을 제조한 뒤 분리된 인산철을 가공해 전구체에 활용할 수 있는 상태로 회수한다.
김 이사는 "LFP 재활용은 기존 삼원계 배터리 재활용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특성상 리튬 비중이 높아 삼원계와는 다른 별도의 생산 라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성일하이텍은 이같은 공정을 적용한 파일럿 공장을 군산 공장 내 마련해 내년 가동할 계획이다. 이후 LFP 폐배터리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2026년 양산하는 것이 목표다.
'경제성 판단 중요'…자원재활용 위한 법제화 필요
배터리 재활용 업체가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개발에 뛰어드는 것은 시장 확대 가능성 때문이다. 완전한 배터리 순환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향후 쏟아져 나올 LFP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LFP 배터리는 저렴한 가격 덕에 최근 테슬라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중저가 차량에 채용하는 경우가 늘며 시장 규모가 점차 커지는 추세다. 지난해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2030년 LFP 배터리의 전 세계 시장 점유율 예상치를 기존 15%에서 40%로 상향하기도 했다.
그간 삼원계 배터리에 집중해 온 국내 배터리 셀 제조사도 LFP 배터리 시장에 뛰어들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에 오는 2026년 양산 목표로 ESS(에너지저장장치)용 LFP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SK온은 올해 안에 LFP 배터리 셀 개발을 마무리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으며, 삼성SDI도 LFP 배터리 개발을 공식화한 바 있다.
다만 LFP 배터리는 재활용 후 금속 가치가 낮기 때문에 메탈 가격 변동이 경제성 판단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탈 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낮아지면, 재활용 후 메탈의 최종 가치가 투입 비용보다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쏟아져 나오기 전, 정부 차원의 법규 제정 필요성이 요구되는 이유기도 하다.
김대기 SNE리서치 부사장은 "LFP는 타 배터리 대비 금속 가치가 떨어져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에 배터리 사이클이 선순환할 수 있도록 법규가 필요하다"며 "유럽에서는 완성차 업체가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팔 때 1000달러 정도의 보증금을 걸도록 규제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 SNE리서치는 오는 2040년 폐전기차에서 나오는 폐배터리 발생량을 3339GWh(기가와트시)로 추정했다. 이에 따른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40년 금액 기준 2089억 달러(약 26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리튬, 니켈 등 채굴되는 재활용 금속량으로 보면 619만6000톤 규모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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