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110만원도 뚫었다…“설명할 수 없는 수준”
코스닥 상장사 중 다섯번째 100만원 돌파
에코프로가 주당 110만원이 넘는 ‘황제주’에 등극했다. 에코프로는 이날 장중 한때 코스닥 대장주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에코프로의 주가 급등을 버티지 못한 공매도 투자자들이 ‘숏스퀴즈’에 나서면서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가 ‘밈주식’화 되면서 기업의 펀더멘탈(기초체력)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수준까지 주가가 올라버렸다는 우려도 나온다.
18일 코스닥시장에서 에코프로는 전날보다 11만9000원(11.91%) 상승한 111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는 이날 장중 114만8000원까지 오르며 최고가도 새로 썼다. 이로써 에코프로는 코스닥 상장사 중 다섯번째로 종가 기준 100만원을 돌파한 황제주가 됐다.
에코프로는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 등을 자회사로 거느린 지주사다. 국내 증시에서 이차전지 열풍을 이끌며 올해 들어 주가가 900%가량 올랐다. 에코프로는 앞서 지난 10일과 17일에도 장중 100만원을 돌파했지만,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종가 100만원은 지키지 못했다.
에코프로는 이날 장중 한때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을 제치고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도 올랐다. 하지만 에코프로의 상승에 덩달아 급등세를 탄 에코프로비엠에 다시 대장주 자리를 내줬다. 에코프로비엠은 전날보다 4만7000원(16.85%) 오른 32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29조7697억원)와 에코프로비엠의 시가총액 합은 61조6529억원까지 늘었다. 이는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과 비교해도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 다음으로 큰 규모다
숏커버링 때문에 올랐나…개인과 공매도 세력의 대결
최근 외국인들이 에코프로를 순매수하고 있는 점에서 공매도 투자자들의 ‘숏스퀴즈’가 주가가 상승을 견인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에코프로 주가 하락에 배팅했던 공매도 투자자들이 추가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사들이면서 주가가 상승했다는 것이다. 주가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투자자는 예상과 달리 주가가 오르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되갚을 주식을 사들이는데, 이 과정에서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숏스퀴즈라고 한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은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을 각각 2920억원, 2480억원으로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통틀어 이날 외국인 순매수 종목 1, 2위였다.
개인과 공매도 투자자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2021년 뉴욕증시에서 게임스톱을 두고 벌어진 ‘밈주식’ 광풍과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임스톱은 헤지펀드의 공매도에 대항한 개인 투자자의 집중 매수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뉴욕증시의 대표적인 밈주식 중 하나가 됐다.
“기업 펀더맨탈로 설명할 수 없는 영역까지 올라”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가 ‘밈주식’화 되면서 기업 실적으로 주가를 설명할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났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이날 기준 781.27배에 달한다. PER은 현재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뜻이다. 코스닥지수의 PER은 전날 기준으로 49.01배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에코프로가 밈주식화된 측면도 있다”며 “에코프로는 지금 펀더맨털 분석 영역의 밖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도 에코프로의 표면적 호재는 회사채 흥행과 미국 테슬라의 주가 상승이었다”며 “하지만 에코프로의 시가총액 규모를 감안하면 회사채 2000억원 때문에 주가가 폭등했다고 보기도, 에코프로가 테슬라보다도 많이 오른 현상도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는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목표주가를 벗어난 지도 오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에코프로의 목표주가를 제시한 2곳의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평균치는 42만5000원으로 이날 에코프로 종가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에코프로는 ‘스팸 관여 과다 종목’이라는 이유로 한국거래소에서 이날 하루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스팸 관여 과다 종목은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최근 3일간 신고된 영리 목적 광고성 정보의 평균 신고 건수가 증가하고 주가가 급변할 경우에 지정된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