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영상 유포한다"…협박에 피해자 극단 선택, 미성년자도 가담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가출한 미성년자와의 조건만남(성매매)을 알선한 뒤 불법 촬영한 성매매 영상으로 피해자를 협박해 극단 선택에 이르게 한 30대 남성과 10대 여성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1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명재권)는 성폭력처벌특례법 위반(촬영물 등 이용 강요, 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등), 공갈 등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에 7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가출한 미성년자와의 조건만남(성매매)을 알선한 뒤 불법 촬영한 성매매 영상으로 피해자를 협박해 극단 선택에 이르게 한 30대 남성과 10대 여성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뉴시스]

함께 재판에 넘겨진 10대 미성년자 B양에게는 징역 장기 2년 6개월, 단기 2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이들은 지난 2021년 10월쯤 피해자 C씨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유인해 조건만남을 하게 한 뒤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C씨 휴대전화에 악성프로그램을 설치하고 C씨의 가족과 지인들의 연락처를 확보해 불법 영상을 전달한다며 협박, 현금 수천만원을 갈취했다. C씨는 이를 견디다 못해 지난해 10월 극단 선택을 했다.

이밖에 A씨는 미성년자인 B양을 간음하고 성매매 업소 여성들과 성관계를 한 뒤 이를 몰래 촬영한 혐의도 받는다.

가출한 미성년자와의 조건만남(성매매)을 알선한 뒤 불법 촬영한 성매매 영상으로 피해자를 협박해 극단 선택에 이르게 한 30대 남성과 10대 여성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사진=뉴시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공동범행은 사전에 치밀하고 계획적·조직적으로 이뤄졌다. 화재경보기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대포통장, 악성 앱 등을 이용했다"며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를 상대로 반복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하루하루 극심한 불안 속에 지내야 했고 일부 피해자는 가족들에게 성관계 영상이 전송되는 피해를 입었다. 한 피해자는 심리적 압박감으로 자신의 목숨을 끊기까지 하는 참담한 결과가 발생했다"며 "A씨는 범행을 주도했고, 가출 청소년인 B군을 유인해 범행에 가담시키고 증거를 인멸하는 등 용의주도함도 보였다"고 판시했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