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 미숙지' 축구협회, 이상민 제외...황선홍호 엔트리 1장 날리나

음주운전 경력에도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수비수 이상민이 거센 논란 끝에 결국 대표팀에서 제외됐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국가대표팀 운영 규정에 맞지 않는 선수를 선발한 점에 대해 겸허히 인정하고 앞으로 행정 체계 정비를 통해 유사한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상민은 2020년 5월 음주운전을 범해 같은 해 8월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 원의 형이 확정됐습니다.

문제는 대한축구협회의 국가대표팀 운영 규정 제17조에 '음주운전 등과 관련한 행위로 5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 선고되고 그 형이 확정된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고 명시돼있다는 점입니다.

이 규정은 이상민이 음주운전을 하고 약 1년이 지난 2021년 5월 국가대표팀 운영규정에 추가됐습니다.

당시 엘리트 운동선수들의 음주·일탈 행위가 잇따르면서 논란이 일자 대한체육회가 관련 징계 규정을 정비했고, 이 과정에서 해당 규정이 각 종목단체의 대표팀 운영규정에 추가됐습니다.

다만, 이 규정은 2019년 6월 25일 이후 처벌을 받은 선수에게까지 소급 적용되기 때문에 이상민에게도 적용됩니다.

따라서 이상민은 올해 8월까지 국가대표로 뛸 수 없는데, 22세 이하 대표팀에 선발되는 등 총 세 번이나 연령별 대표팀에 발탁돼 총 8경기를 소화했습니다.

해당 규정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축구협회를 향해 날 선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1명이 부족한 21명으로 대회에 나설 위기에 처했습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 선수 명단 제출은 15일 이미 마감됐습니다.

축구의 경우 각 대표팀이 첫 경기를 치르기 6시간 전까지는 50명의 예비명단에 들어있는 선수로 최종명단의 선수를 교체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지만, 부상 및 의료적 소견에 의한 선수 교체만 가능합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데도 이를 제대로 운용하지 못하고 큰 실수를 저질렀다"며 "22명의 선수로 항저우에 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습니다.

황선홍 감독 역시 "선수 선발 과정에서 부주의했던 것에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YTN 허재원 (hooa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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