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링, 태블릿 전문가가 만든 태블릿 전용 앱 ‘오르조’로 교육 시장을 혁신하다

조광현 기자(cho.kwanghyun@mk.co.kr) 2023. 7. 1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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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2년 만에 30만 누적 다운로드, 월간활성자 5만명 기록
1인 1태블릿 시대의 필수 교육용 앱으로 자리 잡아
태블릿을 활용해 최고의 학습경험(LX, Learning Experience)을 제공하는 게 목표
사진설명=슬링의 안강민 대표(우측), 윤진서 CTO(좌측)와 인터뷰 중이다.
슬링은 중고등학생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문제 풀이 활동에 집중해 태블릿피씨(이하 태블릿) 전용 학습 앱 ‘오르조’를 개발한 에듀테크 스타트업이다. 오르조는 수능 기출문제 등을 태블릿 앱에서 스마트 펜슬을 활용해 필기하고 채점하면서 학습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이다. 출시 2년 만에 30만 건의 누적 다운로드수를 달성했고 월간활성자 수는 평균 월 5만명이다. 앱스토어 교육 부분에서 1위를 달성하며 현재 가장 많은 유저가 사용하고 있는 교육용 어플리케이션이다. 오르조 덕분에 슬링의 2022년 매출 성장률은 400% 이상 달성했다.

강남 소재 슬링 사무실에서 만난 안강민 대표와 윤진서 CTO는 오르조의 성공 원인에 대해 1인 1태블릿이 작년부터 시행되면서 많은 학생이 태블릿을 보유하게 된 점을 꼽으면서 오르조의 방대한 기출문제 DB와 콘텐츠, 사용편의성, 학습에 최적화된 사용자경험을 차별점으로 들었다.

태블릿 전용 학습 앱 개발에 집중...학습자의 사용자경험 높혀
슬링은 모바일앱이나 웹을 개발하지 않고 태블릿 전용 앱에만 집중했다. 태블릿과 스마트 펜으로 학습하는 학생들의 학습 패턴에 착안해 문제 풀이 학습 전반의 과정을 디지털화시켰다. 슬링이 태블릿 전용 앱에만 집중했던 이유는 태블릿에 대한 확신 때문이다. 안 대표는 “태블릿 보급률 추이를 보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을 가지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듯이 모든 학생이 태블릿을 가지는 시대가 오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믿고 사업을 시작했다.”고 태블릿에 집중한 이유를 설명했다.

슬링이 예상한 미래는 이제 현실이 됐다. 최근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이 모든 학생이 태블릿으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태블릿 보급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덕분에 학생의 태블릿 사용율은 2020년 20%에서 현재 60%로 올랐다. 3년 이내에 80% 이상의 학생이 태블릿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학생의 태블릿 보급률이 오르면 그만큼 오르조 사용율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교육 시장은 다른 산업과는 다르게 모바일 앱이 등장했을 때 혁신이 많이 일어나지 않았다. 스마트폰으로 학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태블릿과 스마트 펜슬은 학습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비로소 교육에서의 DX가 가능해진 것이다.”라고 태블릿의 혁신성에 대해 강조했다.

태블릿 환경은 모바일, 웹 환경과는 완전히 다르다. 우선 입력 장치가 다르다. 태블릿의 입력 장치는 펜슬이고 모바일의 입력 장치는 손이다. 학습에서 펜슬로 입력하느냐 손으로 입력하느냐는 매우 큰 차이가 있는데, 슬링은 펜슬로 입력하는 태블릿 환경에서의 학습 경험을 높이기 위해 오르조를 연구개발해 2020년 11월에 출시했다. UI/UX도 다르다. 모바일에서는 화면이 작기 때문에 한 화면에 버튼이 2, 3개 이상 배치되기가 어렵다. 하지만 태블릿은 화면이 넓기 떄문에 한 화면에 버튼을 10개 이상 배치를 해도 문제가 없다. 모바일 환경과 태블릿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UI/UX를 다르게 가져가야한다. 안 대표는 “슬링은 태블릿 중심의 학습 앱으로 기술 자체는 모바일 앱과 비슷하지만 UI/UX적인 측면에서 다르다. 버튼 하나 하나 배치하는 것도 많이 고민해서 개발했고 사용자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라고 개발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이렇게 태블릿에 집중한 덕분에 슬링은 태블릿에 대한 전문성을 높일 수 있었다. 그 결과 2분할 동적 디자인 등 디자인특허 10개를 등록하게 됐다. 안 대표는 “사용자 피드백을 꼼꼼히 보면서 개발했다. 지문과 문제를 동적으로 화면분할해 볼 수 있도록 한 것은 학생들의 피드백을 받고 조사 연구하면서 개발한 것이다.”라고 개발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방대한 콘텐츠와 학습 기능 제공...오르조 앱 하나로 모든 학습 가능
오르조 앱에는 수능 기출문제부터 내신 기출문제, 모의고사, 수능 연계교재 콘텐츠가 포함되어 있다. 이외에도 출판사와 학원 등 외부 제휴를 통해 확보한 오리지날 콘텐츠들도 있다. 오르조는 이와 같은 문제를 유형과 난이도별로 큐레이션해 제공하며 동영상 해설도 제작해 보급하고 있다. 여기에 오답노트, 학습플래너 등의 기능도 있어 오르조 앱 하나만 있으면 모든 학습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두꺼운 문제집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안 대표는 “학생들이 수작업으로 하던 것을 앱과 스마트펜으로 하게 되면서 만족도가 높다.”라고 설명했다.

기출문제는 대부분 무료로 제공되며 오르조 자체 제작 문제나 제휴 문제는 이용권을 구매해야 사용할 수 있다.

학습과정의 디지털화로 학습관리의 마이크로 매니징 가능
기존에 학생들은 문제를 풀고 채점하고 오답을 정리하고 문제를 푸는 시간을 기록하고 문제 풀이해설을 참조하면서 공부해 왔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학습했을 때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 슬링은 AI 문제인식엔진을 기반으로 개발된 △자동 채점 △실시간 필기 확인 △정오답 및 학습시간 통계 등의 기능 등 학습 전반의 과정을 디지털화한 ‘오르조클래스’를 지난 5월에 출시했다. 오르조클래스로 기존에 파악하기 힘들었던 학생별 학업 성취도와 수업 시간 외 학습 패턴, 시간에 대한 정보를 면밀하게 파악할 수 있어 맞춤형 학습 지도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학생들에게 과제를 내주면 실시간으로 문제풀이 현황을 확인할 수가 있다. 학생들이 문항별로 얼마나 시간을 소요했는지, 문제를 실제로 어떤 과정으로 풀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마이크로 매니징이 가능하다. 이는 곧 학생 개별의 성적 향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효율적인 성장 실험을 위해 크로스펑셔널한 업무 방식 도입
슬링은 기획, 디자인, 개발 업무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기획자, 디자인, 개발자가 같이 만들어 나가는 방식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크로스 펑셔널(cross functional)한 업무 방식은 여러 직군의 구성원들이 협업할 때 효율적인 성장 실험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윤진서 CTO는 “무엇을 만들지와 어떻게 만들지는 분리할 수 없다. 기획자는 어떻게 만드는지 모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예측할 수가 없다. 개발자는 왜 해야하는지 모른다. 그런 두 사람이 사후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때문에 제품개발에 문제가 생긴다. 많은 사람들이 같이 무엇을 만들고 어떻게 만들지를 생각하고 수정하면서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형태의 조직이 구성원에게 동기를 부여해 준다. 동기부여의 핵심은 팀원에게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슬링은 말만 애자일을 외치는 게 아니라 진짜 애자일을 실현하고 있다.”라고 슬링의 조직문화에 대해 설명했다.

최고의 학습경험 제공을 위해
교육 시장에서 모든 학생들이 태블릿을 활용해 최고의 학습경험(LX, Learning Experience)을 제공하는 게 슬링의 목표다. 윤 CTO는 “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술, 기본기가 탄탄해야 창조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진다.”라고 기업의 비전에 대해 설명했다.
태블릿 앱 개발 경험이 풍부한 팀
슬링은 태블릿 앱 개발 경험이 풍부한 팀원이 많다. 안강민 대표는 경기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KAIST 전산학부를 휴학했으며 뤼이드 Senior Software Engineer, 두나무 Software Engineer, 자비스앤빌런즈 Software Engineer를 거쳤다. 윤진서 CTO는 뤼이드에서 산타 토익 개발 및 운영 등 업무 전반을 맡았었다. 윤 CTO는 미술 전공자로 졸업 작품으로 미디어 아트를 하면서 프로그래밍을 배운 독특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교육 분야를 디지털화 하고자 했던 슬링의 노력은 해외 주요 매체에서도 인정 받았다. 포브스는 5월 1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 30인’을 발표, 안강민 대표가 소비자 기술 분야에 이름을 올렸다. 포브스는 오르조가 펜과 종이로 문제 풀이 활동을 해왔던 한국의 교육산업을 디지털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슬링은 2021년 법인 설립과 동시에 네이버 계열 벤처캐피털인 스프링캠프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았으며 지난해 10월 7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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