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아니면 돼”…수해에도 여전한 안전불감증
극한 폭우가 쏟아져 인명과 재산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일부 용인시민들이 통제된 탄천 교량을 무시하고 건너는 장면이 포착되는 등 시민 안전불감증이 여전해 의식개선이 요구된다.
18일 오후 용인특례시 기흥구 보정동 카페거리 탄천 일대. 하천으로 내려가는 길목마다 미끄러운 진흙이 두껍게 쌓여 있다. 용인도시공사와 기흥구 관계자들은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위험구역 진입을 막는 바리케이드 점검 및 통제선 주변을 순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용인 전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지면서 하천 출입이 모두 통제됐지만 시민들은 불어난 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하천 산책로를 걷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하천 출입을 금하는 알림과 표지판은 무용지물이다. 심지어 급류가 흐르는 탄천과 붙어 있는 풋살장에선 조명을 켠 채 시민 10여명이 축구를 즐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같은 시각 수지구 죽전동 탄천 일대. 도로는 일부 물에 잠겼고 토사 등이 휩쓸리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그런데도 안전사고나 안전수칙에 대한 주의 의식을 느끼지 못한 시민 수십명은 통제된 산책로를 이용하고 있었다.
이를 지켜본 김민구씨(50·용인시 기흥구 보정동)는 “전국이 폭우로 피해를 입는 상황인데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의 행동에 기가 찬다”며 “본인 부주의로 사고 당하면 용인시나 국가 탓할 게 뻔하다. 설마 하는 안일한 안전불감증이 생명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안전불감증이 사고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김우창 경기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폐쇄회로(CC)TV 확충 및 인력을 보충해도 시민이 자제할 능력이 없다면 사고를 막는 건 어렵다”며 “시민 스스로 안전을 지키는 의식과 함께 지자체의 적극적인 감시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 기흥구 관계자는 “위험한 하천을 통제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해도 경고를 무시하고 통제선을 넘는 사람들은 제지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김경수 기자 2ks@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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